근로자 위원인 이성경 한국노총 사무총장(오른쪽)과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경총 전무가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각각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2020년에 적용될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2.9% 오른 시간당 8,590원으로 결정됐다. 미국발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적용 최저임금 인상률(2.8%)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정부와 여당에서 여러 차례 제기된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이 현실화된 것이다. 내년 최저임금을 월급으로 환산하면 179만5,310원(월209시간 근로 기준ㆍ주휴수당 포함)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3차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급 기준 8,590원으로 의결했다. 사용자안(8,590원)과 근로자안(8,880원)이 표결에 부쳐져 사용자안 15표, 근로자안 11표, 기권 1표로 사용자안이 채택됐다. 재적인원 27명 중 노동자 위원 9명, 사용자 위원 9명, 공익위원 9명 등 전원이 표결에 참여했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은 문재인 정부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현 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 최저임금위원회가 의결한 2018년 최저임금(7,530원)은 인상률이 16.4%였고 올해 최저임금은 인상률이 10.9%였다.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으로 한 자릿수로 떨어진 것이다.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실현한다는 현 정부의 공약은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현 정부 임기 마지막 해인 2022년까지도 최저임금 1만원의 실현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로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떨어뜨린 데 이어 속도 조절까지 현실화한 만큼, 노동계의 강한 반발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법에 따라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 의결한 내년도 최저임금안을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제출하게 된다. 고용부 장관은 다음 달 5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을 고시해야 한다. 고시를 앞두고 노사 양측이 이의 제기를 할 수 있고, 고용부 장관이 이의제기에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면 최저임금위에 재심을 요청할 수 있다. 최저임금이 고시되면 내년 1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한편 고용부는 이번에 의결된 최저임금안의 영향을 받는 근로자는 137만∼415만명, 영향률은 8.6∼20.7%로 추정했다. 현재 임금 수준이 시급 기준으로 8,590원에 못 미쳐 내년에 임금을 올려야 하는 근로자로,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와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