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젊은 정치] 릴레이 인터뷰 <15> 조용술 비영리법인 청년365 대표
※ ‘스타트업! 젊은 정치’는 한국일보 창간 65년을 맞아 청년과 정치 신인의 진입을 가로막는 여의도 풍토를 집중조명하고, 젊은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하는 기득권 정치인 중심의 국회를 바로 보기 위한 기획 시리즈입니다. 전체 시리즈는 한국일보 홈페이지(www.hankookilbo.com)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조용술 비영리법인 청년365 대표는 정치를 꿈꾸는 청년들에게 ‘가능성’과 ‘즐거움’을 되돌려주는 데에서 진정한 정치 회복이 이뤄진다고 믿는다. 그 시작은 젊은 정치 신인에게 한 없이 불리하게 작용하는 불공정한 룰의 개선이다.

“한 마디로 ‘안물안궁(물어보지도 않고 궁금해하지도 않는다는 의미의 은어)’이죠.”

조용술(38) 비영리법인 청년365 대표는 기성 정치권이 청년을 바라보는 시각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일갈했다. 지금과 같이 각 정당이 청년 당원을 동원하고, 소비하는 데 그쳐서는 청년들이 제대로 된 정치 주체로 취급될 수 없다는 위기의식에서다. 조 대표는 20대와 30대, 더불어민주당(당시 민주통합당 등)의 청년 조직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했지만 당과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늘로 치솟던 시절 돌연 탈당, 바른미래당에 입당한 뒤 6ㆍ13 지방선거 서울시 마포구청장 후보로 출마했다.

기존 정당의 청년 조직에 대해서는 ‘피켓 부대’ ‘깃발 부대’ 등 신랄한 표현도 서슴없이 던졌다. 조 대표는 “당 행사에 대선 주자 등이 오면 청년 당원들이 열 맞춰 피켓을 들다가 ‘밥 먹으러 가자’는 한 마디에 해산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이런 식의 동원이 반복되다 보니 막내가 들어와도 1, 2년도 버티지 못하고 나가 버린다”고 성토했다. 20대와 30대 내도록 정치를 떠나는 청년을 지켜봐 온 그의 관심이 당의 ‘인재 육성’으로 옮겨간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다. 바른미래당의 인재 교육 과정인 ‘청년정치학교’의 교무처장을 맡고 있는 조 대표를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청년365 사무실에서 만났다.

◇ 이하 일문일답
-민주당에서 오랫동안 청년 당원으로 활동했다.

“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했는데 수업 과제가 ‘국회 인턴 하기’였어요. 그때 소속된 의원실과의 연으로 열린우리당과 관계를 맺었고요. 군대에 다녀와서는 민주당 서울시당 대학생위원장 활동을 하기도 했고요. 동시에 17년 동안 꾸준히 시민 사회 영역에서 교육봉사, 지역공동체 복원 등 청년 시민운동을 해오고 있어요. 그 약력 덕에 2012년 대선에는 손학규 경선후보 캠프에서 청년위원장을 했고요. 아마 남들은 미쳤다고 생각했을 거에요.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70%를 넘나들고, 민주당 지지율이 60%를 넘보던 때에 갑자기 탈당을 했으니까요. 여러 가지로 당의 방향에 동의하지 않는 지점이 많아서 2018년 초 안철수 당시 대표의 인재영입으로 바른미래당에 입당했어요.”

-각 당 에서 청년 당원을 바라보는 인식은.

“정치권에서 청년을 바라보는 시선이요? 한 마디로 ‘안물안궁’이에요. 존재감 자체가 없는 거에요. 무엇보다 기성 정당의 청년 조직이 ‘피켓 위원회’나 다를 바 없다는 데에 회의감을 많이 느꼈어요. 저도 처음엔 대선주자급 인사가 오면 열 맞춰 서서 피켓을 들었죠. 그런데 연차가 차니까 이젠 깃발을 주더라고요. 심지어 ‘은퇴 연령’도 있어요. 피켓도, 깃발도 들기에 나이가 너무 들어서 더 이상 청년이 아니게 되면 자연스럽게 정당에서 할 일이 없어지는 거죠. 제가 대학생위원회에서 활동했을 때 함께 했던 친구들 중 현재까지 정치권에 남은 사람은 한 손에 꼽을 정도예요.”

-정당의 ‘인재 육성’으로 관심이 옮겨간 까닭은.

“이런 일들을 경험했기 때문에 ‘인재 양성’으로 관심사가 넘어간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수순이었을 거예요. 바른미래당은 싱크탱크인 바른미래연구원과 ‘청년정치학교’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젊은 인재를 영입하기 위한 실험의 일환이에요. 물론 다른 당에 비해 앞선 부분이 있지만, 여전히 이들을 기성 정치권에 배출시키는 데에는 노력이 미흡해요. 지난 지방선거 때 바른미래당은 원내 정당 기준 최연소 기초자치단체장 후보를 내는 등 노력을 했어요. 결과가 좋지는 않았지만, 그 가능성은 높게 보고 있어요.”

-청년정치학교는 어떤 과정인가.

“바른정당 시절부터 시작해 현재 통합 3기 째 운영 중이에요. △수강생에게 특정 이념을 심지 않을 것 △정당가입 의무 지우지 않을 것 △특정 계파로 들이지 않을 것 등 ‘3가지 원칙’을 고수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최근 공개오디션으로 자유한국당의 강남을 조직위원장이 된 청년도 저희 과정 출신이에요. 민주당 친구들도 있고요.

-여러 정당의 청년 교육 과정이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는데.

“청년정치학교와 같은 정당 아카데미 과정은 사실 ‘스텝(Stepㆍ단계) 원’이에요. 민주주의 교육을 통한 민주시민 양성 수준에 머물러 있는 거죠. 그렇지만 이 안에서 정치를 직업으로 삼고 싶은 친구들도 분명 있어요. 이들을 모아서 다음 단계로 ‘정치인 사관학교’ 과정이 필요하다 생각해요. 많은 젊은 정치인들의 가장 큰 문제는 중앙 정치에 함몰돼 있다는 거에요. 지역에서 다른 세대, 다른 계층과 부딪히지 않고 책만 읽는 건 ‘실천하지 않는 지성’과 다를 바 없죠. 이 친구들을 현장에 내던져서, 그 과정에서 살아남고 지역 주민들에게 인정을 받아 자생할 수 있게 해야죠. 동시에 불합리한 경선구조를 개선해서 이렇게 키워진 친구들이 실제 원내에도 진출할 수 있도록 당이 돕고요.”

- 한국 정치에 청년은 왜 없나.

“모든 일은 ‘가능성’과 ‘즐거움’이 있어야 해요. 그런데 어디 우리 정치가 그런가요. 공천과 경선은 정치 신인들의 진입을 막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고요. 사전에 후원회를 만들 수도 없고 지역구에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신인들에겐 ‘가능성’부터 차단되어 있죠. 당내 경선이 합리적인 것처럼 비춰지지만, 결국 당락을 결정하는 건 ‘인지도’인데 현역을 이길 수 있는 신인은 많지 않죠. 그러다 보니 70대, 80대가 되어서도 9선, 10선 할 수 있는 거에요. 연예인들도 세대 교체가 이뤄지는데, 우리 정치는 죽을 때까지 A급 연예인만 브라운관을 장악하는 거나 다름 없는 거에요.”

-건강한 세대 교체를 이룰려면.

“거의 모든 정당에서 ‘센 놈을 치면 내가 이긴다’와 같은 패권적인 방식이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어요. 구시대 산물은 자연스레 역사의 뒤안길로 가게 해야죠. 기성세대를 비판하려면, 그들의 사고하는 방식과 낡은 정책 프레임을 공개적 토론으로 질서있는 퇴진을 하게 해야 한다고 봐요.”

글ㆍ사진=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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