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과열지구 상반기 청약 당첨 평균 가점 50점

서울 아파트 전경. 게티이미지뱅크

올해 상반기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분양된 아파트에 당첨되기 위해 필요한 청약 가점은 평균 50점으로, 비(非)투기과열지구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송파구 한 아파트는 만점(84점)에 가까운 가점이 있어야 당첨될 수 있었다.

11일 부동산114가 금융결제원의 올해 상반기 분양 아파트 당첨 가점을 분석한 결과, 투기과열지구(서울 전역, 경기 과천ㆍ광명ㆍ분당ㆍ하남시, 세종, 대구 수성구)의 당첨 가점 평균은 50점으로 나타났다. 반면 비투기과열지구의 평균 당첨 가점은 20점에 그쳤다.

[저작권 한국일보]상반기 지역별 아파트 평균 당첨 가점. 김경진 기자

통상 배우자와 자녀 2명을 부양가족으로 둔 세대주를 기준으로 청약 가점이 50점 이상이 되려면 무주택 기간과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각각 9년을 넘어야 한다. 4인 가족이 10년 가까이 무주택으로 살아야 투기과열지구에서 청약에 당첨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얘기다. 대출 규제 등 정부의 각종 규제에도 불구하고 투기과열지구 내 아파트 청약을 노리는 수요가 많아 웬만한 가점으로는 당첨이 어려운 셈이다.

투기과열지구를 지역별로 분류했을 때 당첨 가점 평균은 세종(55점)이 가장 높았고, 경기(과천ㆍ광명ㆍ분당ㆍ하남시)와 대구 수성구(51점), 서울(48점) 순 이었다. 서울의 당첨 가점 평균이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최근 고분양가로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한 9억원 초과 분양단지가 많아지면서 진입 장벽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반기 투기과열지구 가운데 당첨가점 커트라인이 가장 높은 단지는 위례신도시의 ‘송파위례 리슈빌퍼스트클래스’로, 평균 72점이었다. 특히 이 단지의 전용면적 105㎡T의 경우 당첨 커트라인이 만점(84점)에 가까운 82점에 달했다. 통상 만점을 얻기 위해선 △부양가족 6명 △무주택기간 15년 △청약통장 가입기간 15년 등의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이 단지는 행정구역상 서울 송파구에 속하는데다,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책정되면서 만점에 가까운 청약 통장들이 몰렸다.

전문가들은 투기과열지구 내 아파트는 통상 높은 가점으로 1순위에서 마감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청약 전 자격 요건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투기과열지구에서 1순위 아파트 청약을 하려면 기본적으로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2년 이상이고 과거 5년 이내 다른 주택에 당첨되지 않은 무주택 세대주(민영주택은 1주택 이하 소유자)여야 한다. 분양 주체에 따라 국민주택은 월 납입금을 체납 없이 24회 이상 내야 하고, 민영주택은 최소 200만원에서 최대 1,500만원의 예치기준금액이 청약통장에 들어있어야 한다.

투기과열지구에서 분양하는 민영주택의 경우 전용면적 85㎡ 이하는 100% 가점제가 적용되고, 85㎡ 초과는 50% 가점제, 50% 추첨제가 적용된다. 추첨제 물량의 75%는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하고 나머지 25%는 무주택자와 1주택자(기존 소유주택 처분조건)에게 기회가 주어진다. 청약 가점이 50점 이상인 무주택자들은 당첨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투기과열지구 내에서도 입지와 분양가에 따른 선호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인기가 덜한 단지를 공략하면 당첨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