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최대 기업 또 사업 확장
베트남 최대 민간 기업으로 ‘문어발식’ 사업확장을 하고 있는 빈그룹이 이번에는 ‘하늘’로 그 영역을 넓힌다. 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학계에서는 과잉경쟁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고 나섰다. 베트남에는 현재 5개의 항공사가 상업 운항 중이고, 한 곳이 운항을 준비하고 있다.
11일 베트남뉴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전날 베트남 정부는 빈그룹에 항공업 영업 허가권을 부여했다. 새로 생기게 될 항공사는 자사 리조트ㆍ호텔 브랜드인 ‘빈펄’ 이름을 딴 ‘빈펄에어’로 정해졌다. 자사 휴양시설 이용객 모집 및 원활한 수송 목적 외에도 항공전문학교 개설을 통한 전문 인력 양성 계획도 갖고 있다.
베트남에서 현재 상업 운항 중인 항공사는 베트남항공, 비엣젯, 젯스타퍼시픽, VASCO, 뱀부항공 등 5개이며, 빈펄에어 설립 허가에 앞서 베트남 정부는 지난달 말 6번째 민항사 ‘티엔 민 항공’ 설립을 허가했다. 빈펄에어는 베트남에서 항공사 설립인가를 받은 7번째 항공사다.
이에 업계서는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베트남항공 관계자는 “빈그룹은 호텔, 리조트 등 서비스업 분야에서 많은 경험을 갖고 있다”라며 “큰 경쟁자를 만났다”고 말했다.
부정적 전망도 적지 않다. 호찌민공과대 항공기계학과의 응우옌 티엔 통 교수는 “항공시장이 성장하고는 있지만, 새로운 시장이 생길 정도의 수준은 아니다”며 “대형 항공사 출범의 적당한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베트남 항공시장은 베트남항공과 비엣젯이라는 두 거인이 사실상 양분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대형업체가 뛰어들 경우 부작용이 만만치 않으리라는 것이다.
그러나 빈펄에어가 결국 성공하리란 전망이 우세하다. 국수사업으로 모은 자본을 부동산개발사업을 통해 부풀린 빈그룹은 호텔ㆍ리조트, 병원, 국제학교, 소매ㆍ유통 등 손대는 사업마다 척척 성공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지난해 말에는 스마트폰, 지난달에는 베트남 고유의 자동차 빈패스트 생산을 본격 시작했다.
베트남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급격하게 늘고 있는 것도 빈펄에어의 성공 가능성을 밝게 한다. 베트남 관광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년대비 7.5% 증가한 848만명이 베트남을 찾았다. 이는 2015년 한해 관광객(294만명)보다 많은 수치로, 4년만에 배 이상 늘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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