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윤석열(59ㆍ사법연수원 23기) 검찰총장 후보자의 청문회 위증 논란 및 거짓말 해명 후폭풍이 차기 서울중앙지검장 인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당초 ‘대윤(大尹)’ 윤석열의 직계인 ‘소윤(小尹)’ 윤대진(55ㆍ25기) 법무부 검찰국장이 0순위로 꼽혔지만 청문회에서 윤 국장의 친형이 파문의 중심에 서게 되면서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중앙지검장 후보를 제청해야 하는 법무부와 이를 최종 검토ㆍ확정할 청와대 등은 윤 후보자가 총장으로 인선되면 윤 국장을 중앙지검장으로 임명하는 시나리오를 최근까지 유력하게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국장은 2003년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장으로 일하면서 문재인 정부 핵심인사들과 돈독한 친분을 쌓았다. 조국 민정수석의 서울대 법대 1년 후배로 대학 재학 당시 함께 학생운동을 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윤 후보자와 윤 국장은 ‘대윤-소윤’이라는 호칭에서 알 수 있듯이 막역한 관계였고 윤 국장은 윤 후보자에 이어 차차기 검찰총장이라는 말까지 흘러 나왔다. 검찰 관계자는 “정권 입장에선 윤 국장이 차기 중앙지검장이 되면 적폐수사의 기치를 이어가는 것은 물론, 정권 하반기에 진행될 대형 수사에서도 청와대와 무리 없는 호흡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윤 후보자 청문회에서 윤 국장의 친형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사건이 불거지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윤 후보자 청문회가 ‘윤우진 청문회’로 불릴 정도로 윤 전 서장 사건이 부각되면서 윤 국장의 입지도 크게 흔들렸다. 윤 후보자가 검찰 출신 변호사를 윤 전 서장에게 소개한 과정에 대해 “윤 국장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고 해명한 것을 두고 야당은 ‘조폭적 의리’라고 표현하며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야당은 ‘대윤-소윤’의 막강라인을 조기에 봉쇄하겠다는 의도로 윤 국장을 향해서도 집중포화를 퍼붓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검찰 안팎의 심상찮은 기류에 수면 아래 있던 잠룡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윤 국장과 더불어 이른바 ‘노무현 정부 청와대 행정관 출신 3인방’으로 꼽히는 이성윤(57ㆍ23기)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과 조남관(54ㆍ24기) 대검 과학수사부장은 최근 검찰 내외부 인사들과 접촉면을 늘리며 중앙지검장 인선 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두 검사장은 지금 정권과 코드가 맞으면서도 윤 국장과는 달리 강성으로 분류되지 않아 도리어 윤 후보자의 보완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검찰 내부에선 여환섭(51ㆍ24기) 청주지검장의 깜짝 발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대검 관계자는 “여 지검장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수사를 총괄했다는 이유로 인선 경쟁에서 한 발 밀렸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양 윤 독주에 대한 검찰 내부 반발이 커지면서 ‘여환섭 중앙지검장론’이 힘을 받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래저래 검찰 안팎에서 윤 국장에게 불리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논란을 제공한 윤 국장을 굳이 중앙지검장에 앉힐 이유가 없다’는 반발 기류가 일선 현장에서 확산되고 있다”며 “가뜩이나 ‘윤석열 라인이 검찰 요직을 모두 장악하려 한다’는 비판이 있던 터라 대검과 법무부 수뇌부의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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