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윤부근 부회장 참석… 예상 시간보다 30분 늦게 끝나
국내 30대 대기업 총수와 최고경영자(CEO)들이 일본 수출규제 조치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청와대에 총집결했다. 기업인들은 부품 국산화 등을 위한 정부 지원을 주로 강조했다. 일본과 외교분쟁중인 점을 감안해 전체적으로 엄중한 분위기 속에 대화가 진행됐다.
10일 오전 청와대 충무실에서 진행된 간담회에는 5대 그룹을 비롯해 총자산 10조원 이상의 30개 대기업 총수와 CEO들이 참석했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이 참석했고 이재용 부회장을 대신해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이, 신동빈 회장을 대신해 황각규 롯데 부회장이 각각 모습을 드러냈다. 포스코, 한화, GS, 농협, 현대중공업, 신세계, KT, 한진, 두산, LS 등 자산 규모 상위 기업인들도 모두 참석했다.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건 김승연 한화 회장과 허창수 GS 회장이었다. 이들은 간담회 시작(오전 10시30분) 전인 오전 10시17분쯤 사전 환담장에 미리 도착해 뒤이어 도착한 다른 총수들을 반가운 표정으로 맞았다. 이어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정몽규 HDC회장 등이 도착해 청와대 관계자들과 명함을 주고 받으며 담소를 나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등 정부의 ‘경제 투톱’을 비롯해 정부·청와대 관계자들도 대거 모였다. 정부에서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노형욱 국무조정실장, 최종구 금융위원장 등이 참석했고, 청와대에선 노영민 비서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이호승 경제수석, 주형철 경제보좌관 등이 나왔다.
간담회 시작 직전 김 정책실장은 마이크를 잡고 “바쁘신 분들 오셨는데 가능한 많은 (발언)기회를 드리겠다”며 “일본 조치의 직접 당사 기업들이 먼저 말씀을 부탁드리겠다”고 안내했다. 간담회는 낮 12시까지 진행될 계획이었지만 예상보다 30분 더 진행돼 12시30분에 종료됐다.
청와대는 기업인들의 발언과 간담회 내용을 최대한 노출시키지 않았다. 일본이 추가 규제를 언급하고 있는 상황이라 일본과 직접 거래하는 기업들에게 자칫 피해가 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는 지난 1월 경제활력 제고 차원에서 청와대가 연 ‘기업인들과의 대화’때와 확연히 달랐다. 특히 1월 간담회 당시 대기업 총수들이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단체로 버스를 타고 청와대로 이동하는 모습이 자연스레 언론에 노출됐지만, 이날은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각자 차량으로 청와대를 방문하는 모습이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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