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박효신이 블록버스터급 스케일의 공연으로 티켓 파워를 납득시키고 있다.
박효신이 지난달 29일부터 서울 송파구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 ‘2019 러버스(LOVERS) : 웨얼 이즈 유어 러브(where is your love?)’를 통해 잇달아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의 오감을 만족시킬 만한 무대가 호평을 얻고 있다.
1만 5천 명이 수용 가능한 거대한 스케일의 체조경기장에서 박효신은 원형으로 이뤄진 360도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박효신이 지난 7일 공연에서 “완벽한 무대를 만들기 위해 감독님과 스무 번가량 무대 시안을 고쳤다”고 말한 바 있듯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완성도 높은 공연을 만들어 내기 위해 얼마나 세심한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다.
본격적인 공연이 시작되고 피아노 앞에 앉은 박효신이 ‘연인(戀人)’을 부르며 처음 등장하는 순간 박효신과 피아노를 상자 모양으로 감싸던 무대 장치가 서서히 올라가며 순식간에 공연의 집중도를 끌어올렸다. 그런가 하면 뒤쪽에 높이만 무려 17m에 이르는 거대한 ‘LED 타워 무대’가 위 아래로 열리며 거인(졸타)의 얼굴이 빠르게 바뀌는 화면이 등장하는 ‘더 캐슬 오브 졸타(The Castle Of Zoltar)’ 무대를 비롯해, 성당의 문이 열리는 듯한 효과로 경건함마저 느끼게 하는 ‘겨울소리’ 무대 역시 압도적인 스케일을 자랑한다.
또한 정재일과의 기타 듀엣 공연 후 지난 10년을 돌아보며 바닥에 깔린 2004년부터 2013년까지 시간을 걸어가는 듯한 효과 등 이 모든 무대 연출은 엄청난 물량을 자랑하는 LED 덕분이다. 박효신이 직접 “국내에 있는 LED는 다 들여온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자신 있게 준비한 이번 공연은 무대 구성 뿐만 아니라 돔의 천장에서 곡 분위기에 맞게 움직이는 LED 스크린까지도 관객들에게 몰입의 경험을 제공하는 중요한 장치가 됐다.
이와 관련해 박효신의 소속사 글러브엔터테인먼트는 “완성도 높은 이번 무대만을 위해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평균 공연 무대 제작비의 약 7배에 달하는 33억을 투입했다. 공연 진행을 위한 인력도 800명가량의 대규모 인원이 동원됐다”고 밝혔다.
또한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출연진으로 구성된 라이브 세션도 눈 여겨 볼 만하다. ‘대장’ 박효신을 필두로 ‘야생화’, ‘굿바이(Goodbye)’ 등을 함께 작업한 음악적 동지 정재일이 음악 감독으로 참여, 오케스트라를 비롯한 각종 악기와 코러스까지 아우르는 고품격 밴드 전체를 이끌었다. 정재일은 앞서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의 음악 감독으로도 활약하며 대중의 인정을 받은 음악가다. 무대 연출과 맞물려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의 음악적 시너지가 폭발해 볼거리 뿐만 아니라 들을 거리까지 풍성하게 했다.
박효신은 오프닝부터 엔딩까지 우리 주변에서 찾을 수 있는 ‘연인(LOVERS)’을 연상시키는 탄탄한 스토리와 압도적 물량과 스케일의 무대 연출, 국내 정상급 밴드와 함께한 라이브까지 어우러져 오감을 만족시킨 이번 ‘러버스’ 공연은 관객들에게 따뜻한 울림을 선사하고 싶다는 그의 바람처럼 환상적인 무대를 만들어 냈다.
한편 박효신은 오는 11일과 13일 단독 콘서트 ‘2019 러버스 : 웨얼 이즈 유어 러브?’ 공연을 단 2회 남겨두고 있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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