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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다른 남자와 외도” 환청에 ... 우울증 60대, 아내와 딸 흉기 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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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다른 남자와 외도” 환청에 ... 우울증 60대, 아내와 딸 흉기 살해

입력
2019.07.10 17:30
수정
2019.07.10 19:1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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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틀간 화장실에 숨어 있다 붙잡혀 


경남 창원에서 우울증을 앓던 60대 남성이 환청과 환시 등 환각 상태에서 아내와 딸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남 마산동부경찰서는 창원시 마산회원구 자신의 집에서 아내 B(56)씨와 딸(29)을 흉기로 잇따라 살해한 혐의로 A(60)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7일 오전 8시쯤 잠에서 깬 직후 부인과 딸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A씨는 아내에게 흉기를 휘두른 뒤 비명을 듣고 경찰에 신고하는 딸을 잇달아 흉기로 찌른 것으로 드러났다.

끔찍한 A씨의 범행은 이틀이 지난 9일 알려졌다. 판매직으로 일하던 A씨의 아내가 8일부터 연락 없이 이틀째 출근하지 않고 전화도 받지 않자 직장 동료가 B씨 친구에게 연락을 했고, B씨 친구가 9일 오전 A씨 집을 찾은 것이다. 아내의 친구가 밖에서 문을 열어 달라고 독촉하는 소리가 들리자 A씨는 화장실에 있다가 밖으로 나와 직접 문을 열어준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 아내와 딸이 흉기에 여러 차례 찔려 피를 흘린 채 거실에 숨져 있는 것을 확인했다. 당시 A씨는 이틀 전 범행 당시 피가 묻은 옷을 그대로 입은 상태로 경찰에 긴급체포 됐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한 남성이 부인, 딸과 함께 연애하는 것을 목격해서 그랬다”면서 “지금 생각하니 그게 환청과 환시였던 것 같다”고 범행 동기를 진술했다.

A씨는 또 “지난 5월 퇴직 이후 별다른 벌이도 없는 상태에서 부인이 혹시 노후 준비가 잘 되고 돈 많은 (환청 속) 남자와 재가를 할까 두려웠다”며 “범행 15일 전에 정신과를 찾아가 진료를 받고 약을 복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안방에서 잠든 부인을 흉기로 먼저 찌른 뒤 잠에서 깨 저항하면서 도망가는 아내를 거실에서 여러 차례 찔렀으며, 비명을 듣고 다른 방에서 나온 딸도 신고할까 두려워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범행 이후 A씨는 자해를 시도하다가 누군가로부터 “화장실에 머물러 있어라”는 환청을 듣고 화장실에 숨어 있던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경찰은 A씨가 범행 하루 전날에도 어떤 남자가 아내와 딸과 외도하는 환청이 들렸다고 진술한 것 등으로 미뤄 범행 당시 A씨는 환청과 환시 등 환각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창원=이동렬 기자 d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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