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유지하려는 용산구 “비용 증가 불가피” 
고승덕 변호사 부부가 4월 서울 용산구 이촌파출소 부지에 이어 건물까지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고 변호사가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과 관련해 지난해 10월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는 모습. 최흥수 기자

고승덕 변호사 부부가 서울 용산구 이촌파출소 부지에 이어 건물 소유권까지 쥐게 됐다. 고 변호사의 아내가 임원으로 있는 ‘마켓데이유한회사’(이하 마켓데이)가 이촌파출소 건물을 최근 사들였기 때문이다. 공원 부지를 매입하려던 용산구는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용산구 등에 따르면 용산구 이촌동 꿈나무소공원 안에 있는 이촌파출소 건물 소유권이 4월 말 국가에서 부동산 개발ㆍ투자회사로 알려진 마켓데이로 변경됐다. 마켓데이는 기존에 갖고 있던 파출소 부지에 이어 건물까지 소유하게 됐다.

고 변호사 부부의 이촌파출소 매입 역사는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애초 건물 부지와 주변 땅은 모두 국가 소유였다. 그러나 1983년 관련법 개정으로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 소유권이 넘어갔고, 고 변호사 측은 2007년 공단으로부터 공원 부지를 42억원에 사들였다.

이곳은 서울 지하철 4호선과 경의중앙선 환승역인 이촌역과 가까운데다 대로변에 접해있어 ‘노른자위 땅’이라고 불렸다. 그러나 공원 내 파출소가 있어 부지 사용에 제약이 있었다. 고 변호사 측은 부지 활용을 위해 관할 경찰청에 이촌파출소를 이전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자 법정 소송까지 불사했다.

고승덕 변호사 부부가 서울 용산구 꿈나무소공원 내에 있는 이촌파출소 건물을 소유하게 됐다. 사진은 이촌파출소 전경. 연합뉴스

2013년 고 변호사 측은 파출소가 땅을 무단 점거하고 있다며 사용료와 월세를 내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2017년 대법원은 사용료와 월세 일부를 지급하라는 확정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고 변호사 측은 사용료 소송에 더해 파출소 철거 소송까지 제기했다. 1심에 이어 지난해 2심에서 연달아 승소한 상태다.

문제는 용산구가 이촌파출소가 위치한 꿈나무소공원의 유지를 위해 해당 부지 매입을 추진해왔다는 점이다. 용산구는 내년 7월 도시공원 일몰제 적용에 따라 해당 부지와 파출소 건물을 모두 사들여야 하는 상황이다. 도시공원 일몰제란 관할 지자체가 도시계획상 공원을 20년 넘게 사들이지 않으면 공원에서 자동 해제하는 제도다. 공원에서 해제되면 부지 소유주는 부지를 개발할 수 있다.

용산구가 공원 유지를 선언하며 부지 매입을 추진해왔는데, 고 변호사 부부가 건물까지 추가 매입하면서 용산구가 지불해야 할 비용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용산구는 올해 초 보상 계획을 수립하면서 마켓데이가 소유한 공원 부지와 국가 소유 파출소 건물 매입에 약 237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당시까지 국가 소유였던 파출소 건물의 보상 예정액은 약 2,600만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건물 소유권이 고 변호사 측에 넘어갔고, 월 임대료가 1,500만원(부가가치세 제외) 선으로 알려진 만큼 보상액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이날 한국일보 통화에서 “감정 평가를 받아봐야 알겠지만, 비용이 다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파출소와 공원 존치를 목적으로 올해 중 부지 매입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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