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경제 제재에 반발한 국민들의 자발적인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대구에서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온라인에서는 “역시 국채보상운동이 시작된 도시답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국채보상운동은 일본이 우리나라를 경제적으로 예속시키고 식민지화하려고 빌려준 돈을 국민들이 갚기 위해 1907~1908년 벌인 국권회복운동이다.
10일 한 온라인 사이트에는 ‘국채보상운동의 도시 갓대구!’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을 작성한 이는 언론에 보도됐거나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온 대구지역 불매운동 사진을 게시했다.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에 맞서 일본 주류 판매를 전면 중지한다”는 회초밥집부터 “그간 판매 중이던 일본산 잡화류를 일체 판매하지 않는다”는 상점, ‘일본제품 팔지도 말고 사지도 말자’는 안내문을 붙이고 일본산 담배를 판매대에서 빼버린 편의점, 일본 의류업체인 유니클로 매장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는 사진까지 대구에서 진행되고 있는 불매운동 소식이었다.
앞서 9일 대구시는 17일부터 달서구 두류공원 일대에서 열리는 치맥축제에서 아사히, 기린 등 일본 수입맥주를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대구경북겨레하나, 대구경북진보연대, 대구경북주권연대 등 대구ㆍ경북 시민단체들은 대구 중구 2ㆍ28기념중앙공원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일본 정부에 경제보복 중단과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행을 촉구했다. 이들은 “아베 정부는 편협하고 몰상식한 역사 인식을 고스란히 양국 국민에게 강요함으로써 자신들이 정치이익 놀음에 활용하고 있다”면서 “계속해서 경제보복조치를 취한다면 그 실상과 내용을 국제사회와 연대해 알려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감정이 앞선 일본제품 불매운동보다는 냉정을 되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들도 적잖게 나오지만, 온라인 상의 댓글은 칭찬 일색이었다. 네티즌들은 “대구시민으로 너무 뿌듯하다”(무***), “깨어있는 대구 분들 멋지다”(아***), “위대한 대구시민들 왜구 편드는 정치인들도 불매해주세요”(풀***) 등의 반응을 보였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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