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초복을 앞두고 개 도살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동물권단체는 11일부터 동물의 임의도살 금지를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개고기 식용 반대 주장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온라인에선 개고기 식용 문화를 둘러싸고 여전히 찬반 논란도 계속되는 상황이다.
동물권단체 동물해방물결, 동물을 위한 마지막 희망(LCA),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 앞에서 동물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동물 임의도살 금지법) 심사 및 통과를 촉구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동물 임의도살 금지법은 동물을 죽이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축산물 위생관리법, 가축전염병 예방법 등 법률에 따라 엄격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하도록 한 내용이다. 지난해 6월 표 의원이 대표 발의했으나, 1년이 넘도록 국회 농림축산식품 법안심사소위에 상정되지 않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표 의원과 할리우드 배우 겸 동물권 운동가 킴 베이싱어도 참석한다. 표 의원은 동물 임의도살금지법의 통과를 촉구하고 대한민국 국회가 동물을 진정으로 보호하는 선구적 입법기관으로 거듭나길 호소할 예정이다. 영화 ‘배트맨’ ‘8마일’ 등에 출연한 킴 베이싱어는 미국에서 동물권 보호가로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그는 지난해부터 미국에서 시행 중인 개와 고양이 도살·식용을 금지하는 내용의 ‘농업진흥법’을 소개하며 식용 목적 개 도살의 법적 금지는 세계적 추세임을 강조할 계획이다.
동물해방물결은 “그동안 축산물 위생관리법 상 가축에 포함되지 않는 반려동물이 무분별하게 도살돼 유통돼도 아무런 처벌이 이뤄지지 않아 왔다”며 “삼복이 시작되기 직전 한국 동물 보호의 획기적인 신장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동물권 보호 활동가들은 초복인 12일 오전 11시에도 ‘2019 복날추모행동’을 열어 개농장에서 폐사한 개들의 사체를 공개하고, 도살된 개의 모습을 재현한 모형 위에 제단을 쌓아 올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20일 오후 5시 보신각에서는 ‘동물 불법도살 반대 시민모임’ 등 활동가들이 임의도살 금지법, 축산법 개정안, 폐기물관리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는 제2차 촛불집회를 열 예정이다.
동물권단체 중심으로 개고기 식용 반대 열기가 확산되는 가운데, 온라인 상에선 여전히 “개고기 먹는 게 다른 동물 먹은 것과 무엇이 다르냐”는 반응도 나온다. 트위터에서 누리꾼들은 “개고기 먹는 사람들 잔인하다고 하고 10분도 안 돼서 삼겹살 먹고 싶다고 하는데 이해가 안 간다”(oll****) “소 돼지 닭은 되고 개는 안 된다는 것은 잘못이다. 깨끗하게 도살도 하고 투명하게 유통하도록 하자”(jin****) 등의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식용견 농장주 모임인 대한육견협회는 지난 7일 성명을 통해 “식용개 사육농장들은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과 법령에 의거해 합법적으로 사육 및 도축하고 있다”면서 “동물권단체들이 식용개 사육을 불법인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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