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갈등 심화 속 미 중재 나설지 주목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10일부터 21일까지 한국과 일본, 필리핀, 태국 등 4개국을 방문한다고 국무부가 9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달 상원 인준 절차가 완료돼 동아태 차관보에 부임한 후 첫 동아태 순방으로서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로 한일 관계가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중재 행보에 나설지 주목된다.
국무부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스틸웰 차관보가 17일 서울에서 외교부 및 청와대의 고위 관계자들과 만나 한미 동맹을 더욱 강화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한미 협력을 증진하는 방안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에 앞서 11∼14일 도쿄를 찾아 일본 외무성·방위성·국가안전보장국 고위 관리들을 만나 역내 및 세계 이슈에 대한 노력을 조율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비전을 공유할 것이라고 국무부는 전했다.
스틸웰 차관보는 또 15∼16일 랜달 슈라이버 국방부 인도·태평양안보 차관보와 함께 마닐라를 방문, 제8차 미-필리핀 전략대화에 나서는 미 대표단을 이끌고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또 18∼19일에는 방콕에서 태국 외교부와 총리실 관리들을 만나 양국 우선 순위 의제를 논의하며 미•아세안(ASEAN) 비즈니스 협의회의 재계 대표자들을 만난다.
예비역 공군준장 출신인 스틸웰 차관보는 지난달 13일 상원 인준 절차가 완료돼 부임했으며 지난달 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및 한국 방문에는 동행하지 않았다. 국무부는 이번 순방이 동아태 차관보로서 첫 해외 출장이라고 밝혔다. 한일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스틸웰 차관보가 한일 양국 당국자들을 잇따라 만나 한일 관계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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