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비가 부족해지자 납치 자작극을 벌인 철없는 커플이 경찰에 붙잡혔다.
9일 울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6일 오후 9시38분쯤 "열네 살 딸이 납치됐다"는 한 여성의 신고가 경찰에 들어왔다. 이 여성은 정체불명의 남성이 전화해 "100만원을 주지 않으면 딸을 중국으로 팔아버리겠다"고 협박하고 얼굴이 멍든 딸 사진을 휴대전화로 보내왔다고 알렸다.
경찰은 곧바로 휴대전화 등을 추적했고 3시간 만에 경기 안산 한 지하도에서 협박 전화를 한 것으로 보이는 B(20)씨와 신고자의 딸인 A양을 찾았다. 그런데 경찰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B씨와 A양이 연인처럼 손을 잡고 있었던 것이다.
경찰이 확인해보니 B씨와 A양은 실제 사귀는 사이였다. 이 커플은 안산으로 놀러 왔다가 돈이 떨어지자 납치 자작극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A양 얼굴에 든 멍 역시 화장품 등을 이용해 꾸민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B씨를 공갈미수 혐의로 긴급체포하고 A양을 보호시설로 보냈다.
울산=김창배 기자 kimcb@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