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 집 훔쳐본 50대 남성 검거…피해자가 CCTV 증거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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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경찰서는 20대 여성이 살던 반지하 집 담을 넘어 내부를 몰래 훔쳐본 A(50)씨를 주거침입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말부터 최근까지 총 4차례에 걸쳐 자신이 살고 있는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주택가에서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 A씨가 훔쳐본 집에는 20대 여성 B씨가 가족과 함께 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A씨의 범행은 지난 2일 새벽 인기척과 함께 A씨의 발을 본 B씨가 경찰에 신고하며 알려졌다. 하지만 당시 출동한 경찰은 범행을 극구 부인하는 A씨를 풀어줬다. 당시 확인한 방범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A씨가 담을 넘는 모습이 담기지 않아 피의자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이후 경찰이 야간 근무 후 당직 교대를 한 사이, B씨는 범행 장면이 담긴 사설 CCTV 영상을 직접확보해 다음날인 3일 경찰에 다시 신고했다. 경찰은 그제서야 A씨를 긴급 체포했다.

B씨는 긴급 체포 과정에서 지난달 30일에도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이후 경찰이 구속영장 신청을 위해 다른 날 CCTV 영상을 확보하는 과정에서도 B씨가 나서야 했다. 사설 CCTV 관리자가 경찰이 오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하면서다. 이렇게 확보한 CCTV 영상에는 4차례에 걸친 A씨의 범행 장면이 담겨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이 피해자 입장에서 빠르게 조치를 해야 했는데 CCTV 영상 확보 등에 있어 미진한 부분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한편 경찰은 A씨에 대해 지난 2일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주거가 일정하고 도주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경찰은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할 방침이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