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빠른 속도 때문” 지적에
市 “운행 방향 자주 바꾸면 해결”
추가 조치 없이 재검증받을 듯
경기 김포시가 심각한 차량 떨림 현상으로 개통이 늦춰진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에 대해 열차 속도 하향 조정 등의 추가적인 보완 조치를 취하지 않기로 했다. 서울 우이신설선 등 다른 경전철도 초기에 비슷한 문제를 겪다가 곧 안정화됐고 빠른 개통을 위해서도 추가 조치가 필요 없다는 것인데, 주민들은 안전과 개통 지연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9일 김포시에 따르면 김포도시철도 차량 떨림 현상은 올해 4~5월 영업시운전 기간에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직선 주행로 고속구간에서 차량 진동으로 승차감이 기준치에 미달한 것인데, 공식적으로는 한국교통안전공단 등에 의해 이달 1일 처음으로 제기됐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는 이달 3일 차량 진동의 원인과 대책, 안전성을 공신력 있는 기관에 검증 받기를 촉구한다는 공문을 김포시에 보냈고 결국 오는 27일로 예정됐던 개통은 최소 두 달 가량 늦춰졌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 개통 연기였다.
김포시는 곡선 구간이 많고 빠른 열차 속도 탓에 차량 설비 한쪽이 닳아 없어지면서 차량 진동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이후 불필요한 차량 바퀴를 제거하고 차량 운행 방향을 자주 바꿔 ‘편마모’ 현상을 줄이는 것을 해결책으로 내놨다. 실제 차량 진동이 줄어드는 효과도 봤지만 임시방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포도시철도의 표정속도(역 정차시간을 포함한 열차 평균속도)는 시속 48㎞로, 시속 30㎞ 안팎인 우이신설선이나 인천지하철 2호선 등에 비해 빠르다. 국토부도 김포도시철도의 빠른 속도가 편마모의 주요 원인이고, 결국 심각한 차량 떨림 현상으로 이어진다고 보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편마모가 심해져 차량 진동이 커질 수 있는 것이다. 표정속도를 낮추는 대신 차량을 더 투입해 운행 간격을 좁히는 등의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자유한국당 홍철호 의원은 이날 “국토부가 운행 검증과 관련 대처에 대해 적극 개입해서 개통 문제를 조속히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정부 개입을 요구하기도 했다.
김포시 관계자는 “김포도시철도 표정속도를 낮출 경우 기본계획부터 다시 수립해야 해서 개통이 더 늦어질 수 있다”라며 “인천 2호선, 우이신설선, 공항철도 등도 초기에 차량 진동 문제를 겪었으나 레일, 차량 등이 안정화되면서 정상화됐고 많은 전문가들도 차량 방향 전환 등의 방법으로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어 (추가 조치 없이) 이달 중에 안전성 재검증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김포도시철도 개통 지연에 대한 철저한 감사와 관련자 처벌을 부탁 드립니다’라는 청원은 이날 오후 6시 현재 1만6,400명이 넘는 동의를 받았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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