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목선 입항 당시 근무 아니었고 휴대폰 유서에도 관련 언급 없어

육군 23사단 소초 상황병인 A(22) 일병이 투신 사망한 배경에 해당 부대 간부의 질책이 있었던 것으로 초동 수사 결과 드러났다. 군 당국은 간부의 폭언 가능성과 북한 목선의 경계작전 실패에 책임이 있는 해당 부대 내에서 압박을 받았는지 여부도 수사하고 있다.

9일 육군에 따르면 A 일병은 전날 오후 9시 55분쯤 원효대교에서 한강으로 투신했다. 휴가 중이던 A 일병은 서울 여의도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끝내 숨졌다. A 일병의 휴대폰에는 신변을 비관하는 취지의 내용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A 일병의 유족은 시신을 경기 지역의 한 병원으로 옮겨 장례식장을 차렸다.

A 일병의 소속 부대가 최근 북한 목선의 강원 삼척항 입항 과정에서 경계에 실패했던 23사단으로 알려지면서 한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건 관련 조사를 받는 과정에 심리적 압박을 받았다는 내용이 유통됐다. 하지만 A 일병은 북한 목선이 삼척항에 접안한 지난달 15일 오전에는 비번이었고, 오후 2~10시에 근무해 직접적 관련이 없다. 또 합동참모본부 전비태세검열실과 국방부 합동조사단이 해당 부대를 상대로 조사할 때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소초 상황병은 소초에서 상황일지를 작성하고, 비상 상황 시 간부들에게 보고하는 역할을 한다. 휴대폰에 남겨진 ‘유서’라는 제목의 메모에도 목선이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 관계자는 “해당 병사는 북한 목선 상황과 직접 관련이 없고, 조사 대상도 아니었고, 조사를 받은 바도 없다”면서 “북한 목선 사건과 관련해서는 병사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것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초동 수사 과정에서 A 일병이 예비대에서 해당 부대에 전입한 올 4월부터 간부로부터 업무 미숙으로 질책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가혹행위가 있었는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군 관계자는 “(폭언 등 가혹행위 유무) 부분에 대해 면밀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군 당국은 북한 목선과 관련해 합참과 국방부의 잇따른 조사가 이어지면서 지속적으로 심리적 압박을 받아온 부대 간부 및 장병들의 언행이 극단적 선택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조사할 계획이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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