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도 폭스테리어 공격 사고… "안락사 시켜야" 국민 청원 등장

경기도 용인 이어 부산서도 초등생 개에 물려

“안락사는 너무 지나치다”는 논란도 일어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경기도 용인에서 애완견 폭스테리어가 여자 어린이를 물어 다친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부산에서 비슷한 사건이 발생한 것이 알려져 사람을 문 개에 대한 ‘안락사’ 논쟁이 일고 있다.

지난달 21일 경기도 용인 한 아파트 복도에서 애완견 폭스테리어가 35개월 여자 아이를 물어 크게 다치게 했다. 이 개는 지난 1월에도 같은 아파트에 사는 남자 아이를 물어 상처를 입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지난 5월 부산에서도 폭스테리어가 초등학생 2명을 문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9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5월 23일 오후 6시쯤 부산 해운대 한 아파트에서 목줄이 없이 있던 11년 생 수컷 폭스테리어가 7세 여자 초등생 2명에게 달려 들어 무는 사건이 발생했다. 1명은 엉덩이 부분을, 다른 1명은 도망치다가 무릎을 폭스테리어에 물렸다. 개에 물려 전치 2주 진단을 받은 이들 초등학생은 정신적 후유증까지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발생 당시 폭스테리어는 아파트에서 탈출해 목줄을 하고 있지 않은 상태였다. 애완견 폭스테리어는 여우를 사냥할 때 사용한 개로 쉽게 흥분하는 종으로 알려져 있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애완견 관리를 소홀히 한 개주인을 과실치상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 같이 어린이가 개에 물리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8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사람을 물었던 개는 반드시 안락사 시켜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국민청원 글을 쓴 이는 “하루에도 몇 건씩 개 물림 사고가 일어나는 데 피해자는 대부분 어린이나 노약자”라며 “어린이나 노약자를 물었던 경험이 있는 개는 사람을 사냥감으로 인식한다”고 주장했다. 글쓴이는 목줄과 입 마개를 하지 않고 활보하는 애완견을 자주 본다면서 “아이들과 노약자가 방치된 대형견과 맹견들 사이에서 목숨의 위험을 느낀다”고 밝혔다.

또 “사람을 물었던 개는 법으로 무조건 안락사 시키는 법안이 통과되면 개를 사랑하는 견주들도 주의할 것”이라며 “사람을 문 개는 반드시 안락사 시켜는 것을 법으로 강제해야 하는 이유는 어떤 경우에도 사람이 먼저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8일 올라온 이 청원에 대해 600명 가까이 참여했다. 하지만 시민들 중에는 “안락사는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산=권경훈 기자 werther@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