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뉴저지주 모리스타운에서 주말 골프를 마치고 모리스타운 지방공항에서 전용기에 탑승하기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지난해 미국 경제가 3% 가까이 성장하는 데 큰 기여를 했던 재정지출이 올해 들어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재정 동력’이 약해지면서 올해 미국의 성장세가 자칫 꺾일 우려도 나오는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ㆍFed)에 금리 인하를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것도 이런 사정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9일 미국 상무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 1분기 성장률 3.1%(연율 기준) 가운데 연방정부 지출 기여도는 0.0%포인트로 집계됐다. 정부 지출액은 1분기 국내총생산(GDP)의 0.4%(780억달러)에 그쳤다.

2분기도 신통치 않았다. WSJ는 정부 지출이 정상 흐름을 회복했다면 2분기 성장률을 1.6%포인트 높이는 효과를 냈겠지만 결과적으론 1분기와 큰 차이가 없을 거라고 보도했다. 미국 2분기 성장률 속보치는 오는 26일 발표된다.

앞서 미국 의회는 지난해 2월 2018~2019 회계연도(전해 10월~당해 9월)동안 연방정부 지출 한도를 종전보다 3,000억달러(354조2,000억원) 가량 늘려주는 장기예산안을 승인했다. 확장적 예산안 덕분에 지난해 미국 재정지출의 성장 기여도는 분기당 0.07~0.24%포인트를 기록하며 연간 성장률(2.9%)의 0.17%포인트를 책임졌다. 감세까지 포함한 재정정책의 성장 기여도는 0.8%포인트에 달했다. 올해도 재정정책(재정지출+감세)은 연간 성장률(2.3% 전망)에 0.3%포인트 기여하리란 기대를 받아왔다.

시장에선 미국 재정지출이 부진해진 뚜렷한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 1분기엔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발생하고 예년에 비해 재해가 적어 구호예산 집행이 줄긴 했지만, 이걸로는 재정지출 급감이 온전히 설명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WSJ는 장기예산안이 2018회계연도(2017년 10월~2018년 9월)가 한참 지난 시점에 결정돼 정부 부처들의 예산 편성ㆍ집행이 지연되고 있는 점도 요인으로 꼽았다.

재정의 역할에 대한 기대는 급속히 약화되는 양상이다. 미국 의회예산처(CBO)는 2019회계연도의 연방정부 지출(국방비 제외) 전망치를 종전 6,930억달러에서 6,700억달러로 낮췄다. 더구나 의회가 허용한 재정지출 한도 확대 시한은 오는 9월 말로 종료된다. WSJ는 공화-민주 양당이 현행 수준의 재정지출 증액에 재합의한다면 내년 2.2% 성장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합의에 실패해 현행 법령(예산통제법)에 따른 지출 자동 삭감이 이뤄지면 내년 1.7% 성장에 머물 거란 전문가 전망을 전했다.

이렇다 보니 통화정책 역할론이 재차 부상하는 상황이다. 김성택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재정정책, 무역분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올해 하반기 미국 경제는 상반기보다 저조할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연준의 예방적 차원의 금리 인하는 성장세 둔화를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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