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을 주제로 한 댓글 이벤트를 열었다가 부적절하다는 뭇매를 받고 있다. 내년 말로 다가온 조두순의 출소를 앞두고 국민들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취지라지만, 피해자가 있는 잔혹한 범죄를 이벤트라는 이름으로 가볍게 다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9일 법무부에 따르면 최근 공식 SNS에 “법무부TV 개국을 알리는 첫 번째 콘텐츠”라면서 ‘조두순 출소 대책은’이라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을 올렸다. “이름만으로 전 국민을 분노케 하는 조두순, 2020년 그의 출소를 앞둔 지금 법무부는 어떤 특단의 대책을 가지고 있을까”라는 글이 함께 붙었다. 그러면서 “댓글 이벤트에도 꼭 참여해보라”고도 했다. 문제의 댓글 이벤트는 조두순의 출소를 막을 법은 없지만, 법무부가 그를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취지로 그 대책이 무엇인지 맞춰보라는 내용이었다. “정답을 댓글로 남겨주면 20명을 추첨해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주겠다”고도 했다.
해당 영상은 법무부의 유튜브 채널이 ‘법무부TV’로 이름을 바꿔 새롭게 개국하는 시점에 맞춰 만들어졌다. 조두순의 출소를 앞두고 그의 출소를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하는 등 사회적인 불안과 분노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이를 잠재우기 위해 보호관찰관의 1대1 감시 제도를 홍보하려는 목적이었다. 국회는 지난 3월 아동ㆍ청소년 등 미성년자에게 성폭력을 가한 성범죄자를 1대1로 전담 보호관찰 할 수 있는 근거를 담은 ‘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2020년 12월 13일 출소 예정인 조두순을 겨냥한 법으로, 관련 법 통과에 따라 그는 출소 후 경찰 등의 1대1 전담 관찰을 받게 된다.
그러나 이 같은 영상과 이벤트를 접한 누리꾼은 “피해자가 있는 사건으로 이벤트를 여는 것은 경솔한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법무부 SNS에는 “끔찍한 범죄자를 막을 방안에 대한 '댓글 이벤트'라니, 국가 기관에서 이런 콘텐츠를 만들었다는 사실이 어이가 없다” “잔혹한 범죄이며 피해자와 가족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는 사건을 언급하며 ‘이벤트’를 하겠다는 발상은 누구 머리에서 나온 건가”라는 비판 댓글이 이어졌다. 실제로 조두순 범죄의 피해자 가족은 앞서 “아이가 그 나쁜 아저씨 아직도 교도소에 있느냐 묻더라”면서 극심한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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