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의식해 말 아껴…한국당 “정치적 중립 신뢰 깨져”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9일 과거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와의 회동과 관련해 “윤 후보자의 말씀으로 갈음하려고 한다”며 말을 아꼈다. 두 사람 모두 회동에 대해선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해명이 자칫 논란을 더 키울 수 있다고 보고 언급을 자제한 것으로 보인다.
양 원장은 이날 김포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회동 논란에 대해 “윤 후보자가 하신 말씀에 더 보태거나 뺄 게 없다. 둘이 생각하는 팩트는 똑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그는 “저보다는 윤 후보자가 책임 있게 말씀하는 게 국민들에게 신뢰감 있게 다가갈 수 있다고 보기에 저는 언급을 자제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연구원 현안이나 총선 전략에 대해선 충분히 설명한 것과 달리 윤 후보자 관련 논란에 대해선 짧게 답했다.
양 원장은 이날 중앙당교와의 정책협약 체결을 위해 출국했다. 중앙당교는 중국 공산당 고급 간부를 양성하는 싱크탱크이자 교육 연수기관이다. 오는 12일까지 중국에 머물며 더불어민주당과 중국 공산당 간 협력이나 우호, 친선 방안도 논의할 계획이다. 양 원장은 “당교는 전 세계 정당 싱크탱크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곳으로, 연구원이 당교를 벤치마킹 하려고 한다”며 “책임 있는 집권당으로서 국제정당을 추구하려면 정당 간 의원외교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 원장은 오는 13~16일에는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미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도 협약을 체결한다.
하지만 야당은 양 원장의 해명에도 “정치적 중립에 대한 신뢰를 깨뜨렸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국민이 우롱당한 거짓말 잔치였다”며 “양 원장과의 의심스러운 만남도 이 정권의 도덕성 몰락을 다시 한 번 알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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