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22%인 자동차 전지 사업 비중을 2024년까지 49%로 올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전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화학회사로 도약하겠다.”
LG화학 창립 이래 첫 외부 출신 최고경영자(CEO)인 신학철 부회장은 9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5년 뒤 매출 59조원의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불과 5년 뒤 매출을 두 배로 늘리겠다는 공격적인 포부를 밝힌 것이다. LG화학의 지난해 매출은 28조2,000억원이었다. 신 부회장은 “전 세계 10위 화학 회사(브랜드 가치 기준)들의 2018년 대비 2019년 브랜드 가치 성장률을 보면 LG화학이 37.9%로 가장 높다”며 “그만큼 LG화학의 성장 동력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톱5 화학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방안으로 사업구조와 지역별 매출 비중 다변화를 꼽았다. 전통적인 석유화학(2018년 기준 58%) 중심의 사업 구조를 급성장하는 자동차 전지 중심으로 바꾸면서 첨단소재와 바이오 등 다른 분야도 균형 있게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유럽(2018년 12%→2024년 29%)과 미주(10%→15%) 시장 비중도 높여 글로벌 무역 분쟁으로 발생할 수 있는 타격 역시 최소화하기로 했다. 그는 “LG화학은 현재와 미래를 아우르는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갖게 될 것”이라며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신 부회장은 이를 위해 △시장ㆍ고객 중심 사업 구조 강화 △연구개발(R&D) 혁신 △사업 운영 효율성 제고 △글로벌 기업 조직문화 구축 등 4대 경영중점과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4월 신 부회장은 기존 정보전자소재사업본부와 재료사업부문, 석유화학사업본부 내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사업부를 통합해 첨단소재사업본부를 출범시켰다. 고기능 소재 분야에서 고객기업의 요구를 빠르게 적용하기 위해서다. 또 올해 R&D에 사상 최대인 1조3,000억원을 투자하고, 연말까지 R&D 인력을 6,200명(현재 5,500명) 수준까지 늘릴 방침이다. R&D 과제 초기 발굴 단계에서부터 사업화까지 전 과정에 상품기획과 마케팅 담당도 참여시켜 개발한 기술이 상용화로 이어지도록 힘을 쏟기로 했다. 제품 생산성도 매년 5% 이상 개선하기로 했다. 임원ㆍ담당급 조직책임자들이 참석하는 임원 워크숍 명칭을 올해부터 ‘이노베이션 워크숍’으로 바꾸고 운영방식도 강연에서 토론 중심으로 바꾸기로 했다. 신 부회장은 “이런 경쟁력이 더해지면 LG화학은 지금보다 더 강한 회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 수출규제가 배터리 소재 분야로 확대될 가능성에 대해 “어찌 될지 단정할 수 없다”면서도 “수출규제 품목 확대를 가정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지에 들어가는 음극재와 양극재, 전해액 등 핵심 부품은 한국과 일본, 중국, 유럽 등 업체 2,3곳에서 납품 받고 있어, 수출규제 품목이 확대된다 해도 원료 수급 다각화를 통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완성차 1위 기업인 지리(吉利)자동차와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으로 불거진 기술 유출 우려에 대해서는 “LG화학이 가진 기술을 보호하기 위한 내용들이 계약서에 상당 부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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