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유학한 일본의 최연소 바둑 프로기사 나카무라 스미레(仲邑董ㆍ10)가 프로 입문 3개월여 만에 첫 승을 거뒀다. 8일 일본 마이니치(每日) 신문에 따르면 나카무라 초단은 이날 오사카(大阪) 일본기원 간사이총본부에서 열린 제23기 여류기성전 예선에서 다나카 지에코(田中智惠子ㆍ67) 4단을 꺾고 두 번째 공식 대국에서 첫 승을 올렸다.
10세 4개월에 프로 데뷔 후 첫승을 올린 나카무라 초단은 후지사와 리나(藤沢里菜ㆍ20) 여류 혼인보(本因坊)가 보유했던 기존의 최연소 첫승 기록인 11세 8개월을 대폭 단축했다. 이날 대국에서 흰 돌을 잡은 나카무라 초단은 초반의 열세를 딛고 제한 시간 1시간을 남겨 둔 채 146수만에 여유롭게 불계승을 거뒀다.
나카무라 초단은 내달 5일 김현정(40) 4단과 16명이 진출하는 본선 토너먼트(16명) 티켓을 놓고 승부를 겨룰 예정이다. 김 4단은 2002년 일본기원에 입단한 한국인 기사다. 이날 대국장에는 25개 언론사에서 6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들어 나카무라 초단에 대한 일본 언론의 높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나카무라 초단은 첫승을 올린 뒤 연 기자회견에서 수줍은 표정으로 최연소 기록을 달성한 것에 대해 "기쁘다"라며 짧은 소감을 남겼다. 나카무라 초단에게 첫승을 안기고 패한 다나카 4단은 "아이답지 않게 침착하게 바둑을 뒀다"며 "일본을 대표하는 기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버지인 나카무라 신야(仲邑信也ㆍ46) 9단은 "내가 이긴 것보다 기쁘다"며 안도의 숨의 내쉬었다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나카무라 초단은 일본 기원이 중국·한국 기사들에 맞설 유망주를 키우기 위해 신설한 '영재 특별채용 추천'으로 올해 4월 일본 바둑계 사상 '최연소 기록'인 10세 30일로 일본기원 관서총본부 소속 전문 기사가 됐다. 프로 기사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3살 때부터 돌을 잡은 나카무라 초단은 한국의 한종진 바둑도장에서 2017년 초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바둑을 배웠다. 국내 어린이 바둑대회에서도 여러 차례 입상한 바 있으며, 한국기원 연구생 리그도 출전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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