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장마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0∼11일 전국에 장맛비가 내릴 전망이다. 특히 강원 영동 지방은 최대 200㎜ 이상 내리는 곳도 있을 것으로 예상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9일 기상청에 따르면 장마전선은 이날 오전 10시 현재 중국 중부 지방에서 동중국해 북쪽을 거쳐 일본 남부 지방까지 동서로 길게 늘어진 채 우리나라로 느리게 북상하고 있다. 10일에는 중국 중부에서 우리나라로 남하하는 고도 5km 이상 상층의 찬 공기를 동반한 기압골과 남서쪽에서 북상하는 고온다습한 공기가 충돌하는 중국 상하이 부근에서 장마전선이 활성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마전선은 상층 기압골을 따라 우리나라로 이동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10일 자정부터 새벽 3시 사이 제주도에 비가 내리기 시작해 오전 9시부터 정오 사이 남부 지방, 오후 3∼6시 그 밖의 지역으로 확대되겠다. 강원 영동은 동풍의 영향을 받아 10일 새벽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장마전선은 11일 새벽부터 점차 남동진해 오후에는 일본 부근으로 남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11일 자정시부터 새벽 3시 사이 전라도, 정오부터 오후 3시 사이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비가 그칠 것으로 기상청은 내댜봤다. 하지만 상층 기압골의 영향을 받는 강원 영서는 오후 3∼6시, 동풍의 영향을 받는 강원 영동은 오후 9시부터 자정 사이까지 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0∼11일 예상 강수량은 강원 영동이 50∼150㎜지만, 200㎜ 이상 기록하는 곳도 있을 예정이다. 서울ㆍ경기ㆍ강원 영서ㆍ경상ㆍ제주는 예상 강수량이 20∼60㎜다. 경상 해안에는 100㎜ 이상 기록하는 곳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 밖의 지역 예상 강수량은 10∼40㎜다.
북상하는 장마전선과 북동쪽 고기압 사이에서 기압 차가 커져 동해안을 중심으로 북동풍이 강하게 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영향으로 10일 밤부터 11일 오전 사이 강원 영동과 경상 해안에는 비구름대가 더 강해져 돌풍과 천둥ㆍ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기상청은 “산사태와 축대 붕괴 등 비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일본 북동쪽 해상의 고기압이 강해져 장마전선의 이동이 느려질 경우 강원 영동과 경상 해안에 비 내리는 시간이 길어져 강수량이 예보보다 많아질 가능성도 있다.
장마전선은 11일 이후 동중국해와 일본 부근에서 머물며 오르내리다가 13일부터 17일 사이 제주도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중기 예보를 통해 12일부터 19일까지 강원 영동과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이 맑거나 구름이 끼는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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