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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홍ㆍ류덕환이 5년 기다린 영화 ‘난폭한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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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홍ㆍ류덕환이 5년 기다린 영화 ‘난폭한 기록’

입력
2019.07.08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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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난폭한 기록’이 촬영 종료 5년 만에 극장 개봉한다. 영화사 반딧불 제공
영화 ‘난폭한 기록’이 촬영 종료 5년 만에 극장 개봉한다. 영화사 반딧불 제공

2014년 8월 촬영했고, 2019년 7월이 됐다. 그 사이 주연 배우 류덕환은 군 복무를 마쳤고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와 ‘신의 퀴즈: 리부트’(2018),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2019), 영화 ‘국가부도의 날’(2018) 등을 새로 선보였다. 정두홍은 본업인 무술감독으로 돌아가 ‘밀정’(2016), ‘군함도’(2017), ‘인랑’(2018) 등 블록버스터 영화들의 액션을 책임졌다. 그렇게 잊힌 줄 알았던 5년 전 그 영화 ‘난폭한 기록’이 마침내 11일 세상 빛을 본다.

‘난폭한 기록’은 마약조직에 후배 형사를 잃고 머리엔 칼날이 박힌 채 살아가는 전직 형사 기만(정두홍)이 목숨 걸고 복수에 나서는 이야기다. 자극적인 취재거리를 찾던 탈북민 출신 VJ 국현(류덕환)이 카메라를 들고 기만의 복수극을 기록한다.

정두홍은 2006년 ‘짝패’ 이후 13년 만에 영화 주연을 맡았다. 정두홍이 이끄는 서울액션스쿨이 공동제작으로 참여하고, ‘범죄도시’(2017)의 허명행과 ‘악녀’(2016)의 송민석, ‘강철비’(2017)의 최봉록 등 서울액션스쿨 출신 무술감독들도 상대역으로 호흡을 맞췄다. 사실상 극의 화자인 류덕환은 액션과 액션 사이 서사의 빈틈을 연기로 이어 붙인다. 순제작비 6억원 남짓, 저예산 영화다.

8일 서울 용산구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열린 ‘난폭한 기록’ 시사회에 참석한 정두홍은 “솔직히 연기를 잘 못하기 때문에 ‘짝패’의 정두홍으로만 남고 싶었는데 류덕환이 출연한다는 얘기에 ‘내가 숨을 곳이 있겠구나’ 싶어서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류덕환은 “스크린에 내 얼굴이 나오자마자 옆자리 정두홍 감독이 ‘늙으셨다’고 농담을 하더라”고 웃으며 “5년 전 짧은 기간 촬영했는데도 굉장히 즐거운 기억으로 남아 있다”고 소회를 전했다.

류덕환은 드라마, 정도홍은 액션을 각각 책임진다. 영화사 반딧불 제공
류덕환은 드라마, 정도홍은 액션을 각각 책임진다. 영화사 반딧불 제공

2013년 ‘들개들’로 연출 데뷔하고 ‘아이 캔 스피크’(2017)와 ‘뜨거운 안녕’(2013) 각색에 참여한 하원준 감독이 연출했다. 하 감독은 “배급사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작에 착수한 영화”라며 “여러 조건이 순조로워서 더 빨리 관객을 만났더라면 좋았겠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5년간의 우여곡절을 돌아봤다. 그는 “이 영화가 잘 부서지지 않는 단단한 돌처럼 느껴진다”며 “그래서 더욱더 이 영화를 지키고 싶었고 개봉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카메오 같은 작은 역할만 하고 싶었다”던 정두홍이 주연 제안을 수락한 건, ‘정무문’(1995)과 ‘엽문’(2008) 등으로 유명한 중국배우 전쯔단(견자단)과 ‘옹박’(2004) 시리즈의 태국배우 토니 쟈처럼 액션에 특화된 전문 배우를 양성하고 싶은 꿈 때문이다. 정두홍은 “액션 영화는 언어가 필요 없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통할 수 있다”며 “‘난폭한 기록’은 작은 영화이지만 배우들이 성장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랐다”고 했다. 아울러 “세계에서 이름을 떨치는 액션배우를 길러내는 게 내 마지막 목표”라며 “남은 시간 모든 힘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두홍은 액션 연기에 감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감정이 액션에 녹아 들어가면 단순히 몸으로 하는 행위를 뛰어넘는 감흥을 준다”는 얘기다. 류덕환도 “정두홍 감독님이 ‘액션은 감정이다, 감정이 없으면 액션이 살지 않는다, 그러니 당신이 액션을 더 잘할 것’이라며 격려하고 용기를 줬다”고 고마워했다. 정두홍은 “이렇게 영화를 마주하고 보니, 좀더 나 자신을 던졌으면 어땠을까, 액션 연습하듯 연기 연습을 더 했으면 어땠을까, 후회도 많이 된다”며 “아주 작지만 귀여운 영화이니 관객들도 즐겨주셨으면 한다”고 바랐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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