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서 본보‘4월 회동’ 보도 해명… 야당 “檢 중립성 물건너가” 공세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인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으로부터 20대 총선을 앞둔 2015년 출마를 제의 받았으나 거절한 사실을 공개했다. 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윤 후보자가 양 원장과 올 4월 회동했다’는 본보 보도(8일자 1면)에 대한 해명을 하면서다. 야당은 “윤 후보자가 현 정권 실세인 양 원장을 만난 것으로 드러난 만큼 검찰의 중립성은 물 건너갔다”고 공세를 폈다.
윤 후보자는 이날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이 양 원장과의 회동과 관련해 묻자 “대구고검 근무 시절인 2015년 처음 만났고 (총선 출마 관련 이야기가 나와서) ‘정치에 소질이 없다’며 거절했다”고 밝혔다. 윤 후보자는 “이후 2016년 고검 검사로 있을 당시 (총선 출마를 위한) 공직 사퇴 기한이 있었는데 (양 원장이) 몇 차례 전화가 왔다”며 “‘다시 생각해 볼 수 없느냐’고 물어서 ‘전 그럴 생각이 없다’고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자는 또 서울중앙지검장 부임 이후 양 원장과 회동 여부와 관련해선 “지난 2월과 작년 여름인가 재작년 말쯤인가 해서 총 두 번 정도 만났다”고 했다.
윤 후보자는 박근혜 정부 때인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하다가 대구고검 검사로 좌천됐다. 이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특검에 수사팀장으로 참여한 그는 정권 교체 직후인 2017년 5월 서울중앙지검장에 발탁됐다.
윤 후보자는 “제가 그 분(양 원장)을 만났던 건 야인이던 시절이다”, “저나 그분이나 술을 좋아해서 술 한잔 마시고 헤어지는 자리였다”, “만남에 특별한 이유가 없었다”며 정치적 의미를 축소했다. 하지만 주 의원은 “양 원장이 총선 때 인재영입을 제안했고 이후 친분을 맺어왔는데 검찰권 행사의 독립성을 국민들이 인정하겠느냐”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도읍 의원도 “정치 입문 제안을 받은 이상, 정치적 오해를 살 수 있는 사람과 만나서는 안 됐다”고 질타했다. 이에 윤 후보자는 “좀 더 깊이 생각하지 못한 것은 적절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윤 후보자는 회동 시점과 관련해 오전에는 “4월이 아니라 연초 정도 된 것 같다. 올해 2월쯤인 것 같다”고 답했다가 오후에 김도읍 의원이 정확한 시점을 재차 묻자 “추운 날로 기억해서 1, 2월쯤으로 생각해 4월은 아닌 것 같다고 말한 것”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이에 김 의원은 “지금이 7월 초인데 4월과 1, 2월을 구분 못하는 건 믿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광주전남연구원과 정책 협약식 일정 차 전남도청을 찾은 양 원장은 취재진을 만나 “제가 이야기하는 것보다 윤 후보자가 말하는 것이 국민께 신뢰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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