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고용지표가 예상 밖의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한 여파가 8일 국내 주가와 환율을 공포로 뒤덮었다. 일본과의 무역전쟁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 점도 ‘이중 악재’로 작용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6.42포인트(2.20%) 급락한 2,064.17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는 지난 5월31일(2,041.74) 이후 한 달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스닥도 전 거래일보다 25.45포인트(3.67%) 내린 668.72로 마감해 올해 1월8일(668.49) 이후 약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원ㆍ달러 환율도 달러당 11.6원 오르면서(원화가치 하락) 1,182.0원까지 치솟았다. 환율이 종가 기준 1,180원선을 넘은 건 지난달 18일(1,185.8원) 이후 20일 만이다.
주가와 원화가치가 동반 급락한 1차 원인으론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진 점이 꼽힌다. 지난 5일 미국 노동부는 6월 비농업 일자리가 22만4,000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7만2,000개 증가에 그친 전 달은 물론, 시장 예상치(16만개)도 크게 웃도는 수준이었다. 이에 경기둔화를 이유로 이르면 이달 기준금리 인하를 확실시하던 시장 분위기가 급격히 식으면서 주식시장 투자심리에도 악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하 폭이 0.25%포인트는 고사하고, 동결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미국 내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이날 아시아 증시도 전반적으로 충격을 받아 상하이종합지수(2,933.36)는 전 거래일보다 2.58% 급락하며 3,000선 밑으로 밀려났고, 닛케이지수도 0.98% 하락했다.
여기에 국내 주가와 환율에는 일본의 무역보복으로 인한 기업들의 타격 우려까지 반영됐다. 삼성전자(-2.74%), SK하이닉스(-1.46%), LG전자(-1.52%) 등 반도체 관련 업체들뿐 아니라, 아시아나항공(-2.61%), 대한항공(-0.17%) 등 항공업체와 여행 관련 업체(하나투어 -4.77%) 등 일본 관련주들이 눈에 띄게 하락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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