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교육청이 성적 상위권 학생에게만 시험 출제 예상문제를 준 의혹이 제기된 고교에 대한 특별감사에 들어갔다.
시교육청은 8일 감사관실 2개팀과 교과전문가인 교육전문직 등 20명으로 감사반을 구성, 시험 출제 예상문제 유출 의혹이 제기된 고교에 대해 이번 기발고사를 포함해 최근 3년간 시험지와 답안지를 살펴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기숙사생 등 학생과 교사를 상대로 다른 교과 시험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이날 간부회의에서 “예상문제를 주려면 다 주거나 아예 안 주거나 해야 하는데 일부 학생, 공부 잘하는 학생에게만 줘서 논란이 있으니 엄정하게 조사를 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어 성적관리 잘못은 개인, 학교뿐 아니라 지역사회, 교육계에 영향을 미치고 내신성적을 믿을 수 없게 해 입시의 근간을 뒤흔드는 일”이라며 “진상조사를 해봐야겠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것만으로도 학생, 학부모, 시민에게 고개를 들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사립학교라고 해서 강 건너 불구경 하듯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 학교에서는 지난 5일 치른 3학년 수학시험 일부 문제가 수학동아리 학생들에게 제공된 유인물에서 출제됐다는 의혹이 일어 5문제(26점)에 한해 재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해당문제가 고난도였는데 동아리활동을 하는 학생들이 대체로 성적이 좋고 기숙사에서 생활한 것으로 알려져 다른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학교측은 특정학생 배려는 아니지만 의혹을 말끔히 정리하려고 재시험을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학교 관계자는 “ 학기초부터 동아리 학생들에게 제공한 1,000개 가까운 문제 중 여기저기 혼재된 일부이고 그나마도 변형됐다”며 “동아리 활동을 하지 않는 학생들도 돌려보는 경우가 있고 동아리 학생 중에도 문제가 너무 풀지 않은 경우도 많다”고 해명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특정학생을 위한 배려나 특혜가 있었는지, 있었다면 어느 정도 심각한 수준인지 등은 감사를 통해 확인하겠다”며 “입시실적에 치중해 진학과 생활지도가 엇박자를 내는 사례가 있는지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김종구 기자 sor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