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체육회 “김천이 예산 부담키로” vs 김천 “도비 없으면 신청도 안했다”
내년도 경북도민체전 개최지 선정을 둘러싼 잡음이 진실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경북체육회는 ”김천시가 도민체전 예산을 자체 부담한다”고 해서 내년도 개최지로 김천을 선정했다는 주장이지만 김천시는 “도비 지원이 없다면 아예 유치신청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맞불을 놓고 있는 것이다. 김천시는 “도비 지원 없으면 대회를 포기하겠다”고 밝혀 파장이 일고 있다.
9일 김천시에 따르면 최근 시장과 시의장, 도의원, 유치위원, 종목별 회장단 등이 모임을 갖고 지난달 18일 경북체육회 이사회가 승인한 2020년 도민체전 김천 개최에 대해 경북도의 예산지원이 없을 경우 대회 포기를 결정했다.
김충섭 김천시장은 “역대 도민체전에서 도비 지원 없이 치른 전례가 없는데 개최지를 김천으로 결정해 놓고 예산을 지원하지 않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도비 지원 없는 도민체전이라면 유치 신청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고 밝혔다.
김천시에 따르면 지난달 7일 제출한 내년도 도민체전 유치계획서에 시설비 40억원과 운영비 17억원 등 예산 57억원을 도비로 집행해달라고 명시했다. 또 지난달 18일 김천시를 내년도 개최지로 결정한 경북체육회 이사회에서는 “김천에 시설이 갖춰져 있으니 개최지로 결정하자”는 얘기는 나왔지만 김천이 도민체전 경비를 모두 부담한다는 발언은 없었다는 것이다.
김천시 관계자는 “김천이 체전 비용을 물겠다고 한 적이 없는데도 경북체육회는 이사회 3일 후인 21일 김천시체육회에 공문을 보내 ‘김천시 자체 예산으로 개최한다는 조건 명시’와 ‘소요예산 내역에서 도비 지원금 삭제’를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북체육회는 여전히 “김천과 사전협의를 통해 김천 자체 예산으로 도민체전을 치르기로 했다”고 주장할 뿐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김천시 관계자는 “경북체육회가 설령 김천 체육계 인사와 협의했다 하더라도 김천시의 공식 입장을 한 번 문의해야 정상인데, 그런 과정은 전혀 없었다”며 “김천시민의 자존심을 훼손한 경북체육회는 법적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경북체육회는 올해 도민체전 유치신청 자격이 없는 김천시를 내년 개최지로 선정한데다 김천시가 개최포기하면 내년에 다시 분산개최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오락가락 행정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추종호기자 choo@hankookilbo.com
류수현기자 suhyeonry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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