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헌 대구경찰청장 밝혀 “횡단보도는 보행자의 공간… 선진교통문화정착 캠페인 등 전개”
‘베트남 여성 폭행’사건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가운데 대구경찰이 이주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력사건에 강력 대처키로 했다.
지난 5일 취임한 송민헌(50) 대구경찰청장은 8일 첫 기자간담회에서 “이주여성들이 가정폭력 등에 시달리다 희생되는 일을 심각하게 본다”며 “유사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구경찰이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기나긴 차별의 역사를 극복하는 과정을 겪었는데, 사회통합을 엄정한 법질서를 통해 이룩하고 있다”며 “이주여성들이 법적 보호 테두리에서 소외되거나 차별을 받는다면 중장기적으로 그들의 자식들이 자생적 테러리스트가 될지도 모른다”며 엄정한 법집행을 강조했다. 이어 “과거 일선 경찰서장 재임 시절 이주여성들에게 운전면허 취득 절차 등을 안내하겠다고 했더니 그 가족들이 ‘도망간다’며 거부하는 일을 접한 적이 있다”며 “이주여성 지원 사업 등을 펼치고 있는 법조인, 복지단체, 시민단체 등과 간담회를 열어 경찰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빈발하는 가정폭력 데이트폭력 등에도 엄정 대처하겠다고 했다. 송 청장은 “한여름이 되면 폭력사건, 특히 가정폭력 데이트폭력 등이 느는데, 그 동안 너무 쉽게 현장에서 종결하지 않았나 한다”며 “지금보다 조금 더 경찰이 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살펴 심각한 사태로 비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송 청장은 대구를 교통문화 선진도시로 만들 것임을 피력했다. 그는 “횡단보도는 보행자의 영역으로, 사람이 먼저이고 차가 양보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거꾸로 돼 있다”며 “단속에 앞서 시민사회단체, 대구시 등이 함께하는 범시민캠페인을 통해 교통문화를 바꾸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교통사고로 사람이 숨지거나 다치는 일, 안타깝지 않은 일이 없겠지만 정말 가슴 아픈 일을 목격했다. 제빵사 자격증을 따고 남의 가게에서 일하던 여성이 대충 등을 통해 어렵게 자신의 가게를 낸 지 얼마 되지 않아 횡단보도에서 질주하는 차에 치어 어린 자녀를 남겨놓고 숨졌다. 한 가정이 파괴됐다. 신호는 물론 횡단보도 정지선 지키기 등 보행자 보호라는 기본을 잘 지키는 일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송 청장은 “ 5,600여명의 대구경찰이 50%만 더 역량을 발휘한다면 엄청난 혜택이 시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경찰이 조금 더 힘들면 그 만큼 시민이 편해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시민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피력했다.
송 청장은 대구 영남고, 고려대 행정학과, 한양대 대학원(법학석사)을 졸업했다. 행시 39회에 합격한 뒤 1999년 7월 경정으로 특채돼 경찰에 입문했다. 경북 칠곡경찰서장, 서울 은평경찰서장, 대구경찰청 2부장, 행정자치부 치안정책관, 경찰청 기획조정관 등을 역임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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