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외교문제 다룰 ‘청와대ㆍ여야 5당 대표 회동’ 제안
한국당 “의병 일으키자는 거냐, 반일 감정 자극해선 안돼”

더불어민주당이 8일 일본 정부의 반도체 3대 소재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해 당내 ‘일본 경제보복 대응 특별위원회’를 출범해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에 대해 “감정적 주장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정청(민주당ㆍ정부ㆍ청와대)은 일본의 비상식적인 수출규제 움직임에 대해 단호하고 철저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최고위원회 전에 열린 비공개 회의에서 특위 출범을 의결하고 가동하기로 했다. 이달 12일에는 수출규제 관련 기업을 방문해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여는 등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대응 특위는 핵심 소재ㆍ부품 국산화 작업에 대한 로드맵과 중장기 대체 전략도 준비할 방침이다.
이 대표는 “아베 신조 일본 내각이 정치적 이익을 위해 반한 감정을 자극하고 기용하는 것은 대단히 무책임하고 위험한 일”이라며 “일본은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반성과 사죄, 국제 사례를 참고해 한일 양국의 미래지향적 관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외교안보 현안을 논의할 청와대ㆍ여야 5당 대표 회동을 전격 제안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외교안보 현안에는 여야가 있을 수 없다”며 “이번 문제와 관련해 판문점 남북미 정상간 회동과 관련해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모여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상황을 공유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황교안 대표는 민주당의 특위 설치와 관련해 “여당에서 부랴부랴 특위를 만든다고 하는데 ‘의병’을 일으키자는 식의 감정적 주장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반일 감정을 자극하는 것이 도움이 되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일본의 경제보복이 확대되고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우리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고 하루라도 서둘러 대책을 세워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도 “여당이 초강력 대응책을 이야기하면서 반일 감정을 부추기고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우려된다”며 “역사갈등을 경제보복으로 가져가는 일본 정부의 행태지만, 이를 반일 감정으로 되갚겠다는 여당이 한일관계의 발전을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정영인 인턴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