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월 아기 흉기 위협…경찰, 구속영장 신청 예정
두 살 배기를 흉기로 위협해 아이의 어머니에게 금품을 빼앗은 강도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일면식도 없었던 이들은 인터넷 카페를 통해 만나 범행을 모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7일 광주 북부경찰서는 아파트에 침입해 아들을 돌보고 있던 주부를 협박해 금품을 빼앗은 혐의로 조모(30)씨 등 3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 등은 4일 오후 1시쯤 광주 북구의 한 아파트에 침입해 40대 주부와 16개월 된 아들을 흉기로 위협하며, 피해자가 카드 대출 등을 받게 해 돈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범인들은 피해자 집에 있던 돌 반지까지 총 1,875만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았다.
공범 3명 중 조씨와 한모(27)씨는 흉기를 들고 아파트 내부로 진입해 “현금 2,000만원을 주지 않으면 아이를 죽이겠다”며 흉기를 들고 어머니를 협박했다. 피해자의 통장을 빼앗아 밖에서 대기하던 공범 김모(34)씨는 직접 예금액을 찾으려 했으나, 통장 비밀번호 오류가 나면서 실패했다. 이에 일당은 피해자의 휴대폰에 은행 어플리케이션을 깔아 현금서비스와 카드 대출을 받게 했다. 피해자는 이들의 협박에 밖으로 나와 통장에 입금된 돈을 인출해 김씨에게 전달했다. 그사이 조씨와 한씨는 집에서 아이를 인질로 잡고 있다가 도주했다.
경찰 조사결과 수억원의 채무가 있던 조씨는 인터넷 카페에서 ‘불법이든 합법이든 돈만 되면 하겠다’는 내용을 게시글을 올렸고, 김씨가 이를 보고 연락해 사전에 범행을 모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다시 해당 인터넷 카페에 ‘돈이 너무 급하다’는 글을 올린 한씨에게 접촉해 범행에 가담하도록 했다.
이들은 범행 하루 전 광주에서 만나 무더위에 방충망을 치고 현관문을 열어 놓는 복도식 아파트를 범행 대상으로 물색했다. 범인들은 범행 직후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택시를 갈아타며 흩어져 도주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이 같은 수법은 지난달 12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특수강도 사건을 그대로 따라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각각 다른 지역으로 도주한 범인을 추적해 순차적으로 검거했으며 추가 수사를 마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또한 사건 재발을 막기 위해 복도식 아파트에 대한 순찰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국일보 이슈365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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