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입법회(우리의 국회) 점거 이후 처음으로 ‘범죄인 인도법안’ 반대 집회가 열렸다. 시위대는 중국 본토에서 온 관광객에게 ‘자유 홍콩’ 등 메시지가 담긴 전단을 나눠주며 그들의 상황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홍콩 시민 23만여명(주최 측 추산)은 7일 오후(현지시간) 범죄인 인도법안의 완전한 철폐와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의 사임을 요구하며 코우룽 거리를 행진했다. 행진 참가자들은 검은색 옷을 입고 ‘우리는 단결한다’ ‘범죄인 인도법안 철회’ ‘캐리 람 행정장관 사임’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이들은 홍콩을 찾은 본토 관광객에게 시위대의 주장이 담긴 전단지를 나눠줬다.
오후 3시30분 카오룽 반도에 있는 쇼핑가 침사추이에서 시작된 행진은 대부분 참여자가 종착지인 웨스트 카오룽 고속철역에 도착한 7시에 종료됐다. 카오룽 반도는 홍콩섬 맞은편의 반도 부분이고, 웨스크 카오룽 고속철역은 홍콩에서 중국 본토가 연결되는 곳이다. 주최 측은 중국 관관객들이 많이 찾는 곳에서 직접 그들을 만나 호소하기 위해 이곳을 시위 장소로 택했다고 설명했다. 카오룽 반도에서 범죄인 인도법안 반대 집회가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행진은 평화롭게 진행됐다. 주최 측은 혹시 모를 충돌 등에 대비해 “평화롭게, 품위를 지키자”고 주문했고, 참가자들은 박수를 치며 호응했다. 하지만 홍콩 경찰은 시위가 과격해질 것을 우려해 이날 정오부터 웨스트 카오룽 고속철에서 열차표 판매를 중단하고 폐쇄 작업을 진행했다. 이에 대해 주최 측은 “경찰 측 보안조치가 실제 위험에 비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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