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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7.1 강진…1,400여 차례 여진…공포에 떤 캘리포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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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7.1 강진…1,400여 차례 여진…공포에 떤 캘리포니아

입력
2019.07.07 18:19
수정
2019.07.07 22:03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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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피해 없었지만 멕시코 북부까지 울린 기록적 강진

[PYH2019070705000034000] <YONHAP PHOTO-0757> 지진으로 난장판 된 미국 캘리포니아 상점 (로스앤젤레스 AP=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컨카운티 리지크레스트의 한 상점에서 지진으로 진열대에서 떨어져 깨진 와인병들이 바닥에 어지럽게 널려 있다. 전날 오후 8시 19분 미국 캘리포니아주 컨카운티 리지크레스트에서 18㎞ 떨어진 지점에 규모 7.1의 강진이 강타하면서 인근 마을 수천 가구에 전력
[PYH2019070705000034000] <YONHAP PHOTO-0757> 지진으로 난장판 된 미국 캘리포니아 상점 (로스앤젤레스 AP=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컨카운티 리지크레스트의 한 상점에서 지진으로 진열대에서 떨어져 깨진 와인병들이 바닥에 어지럽게 널려 있다. 전날 오후 8시 19분 미국 캘리포니아주 컨카운티 리지크레스트에서 18㎞ 떨어진 지점에 규모 7.1의 강진이 강타하면서 인근 마을 수천 가구에 전력

“이번이 제발 끝이길…”

주말을 앞둔 4~5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州) 미국 시민들은 잠도 이루지 못한 채 공포에 시달렸다. 4일 규모 6.4의 지진이 캘리포니아주 컨카운티 리지크레스트 인근에서 발생한 지 하루 만에 규모 7.1의 강진이 같은 곳을 강타했다. 두 번째 강진 뒤에도 이날까지 최소 1,400회 이상의 저강도 지진이 발생하며 어떤 게 본진(本震)이고 무엇이 여진(餘震)인지 분간도 어려운 불안함 그 자체였다.

미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5일 오후 8시19분 캘리포니아주 컨카운티 리지크레스트에서 약 18㎞ 떨어진 지점에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했다. 진원의 깊이는 10㎞ 정도로 파악됐다. 전날 오전 10시33분 리지크레스트 북동쪽 셜즈밸리에서 규모 6.4의 지진이 발생한 지 불과 34시간여 만에 더 큰 지진이 같은 곳을 때린 것이다. 특히 규모 7.1 강진은 1분 넘게 지속됐으며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와 국경 너머 멕시코 북부에서도 진동이 감지됐다고 CNN은 전했다. 미국인들은 잇따른 강진이 캘리포니아주를 가로지르는 샌안드레아스 단층에 영향을 미쳐 ‘빅원(Big one)’이라 불리는 규모 8.0 이상의 초대형 지진을 일으킬 수 있다는 걱정에 밤잠을 설쳐야 했다.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나 중상자는 구체적으로 보고되지 않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비상사태국(OES)은 “화재와 가스 누출, 가스관 균열 같은 심각한 물적 피해 보고를 다수 받았다”라며 “의료와 소방에 필요한 지원과 전력 재공급이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비드 위트 컨카운티 소방서장은 LA타임스에 “아직까지 잔해에 갇힌 사람도 없고 대형 붕괴 사고도 없지만 계속 경계 중”이라고 말했다. 강진에도 불구하고 인명 피해가 미미한 이유는 진앙이 인구 밀집 지역을 벗어난 모하비 사막 인근이었으며, 인접 소도시 리지크레스트 주민들은 앞선 4일 지진 때 위험 지역을 적절히 빠져나갔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량 인명 피해는 일단 피했으나 리지크레스트와 인근 지역의 사회기반시설은 큰 타격을 입었다. 인구 2만8,000여명의 리지크레스트의 상하수도와 전력은 물론 통신까지 끊긴 상태이며 인근 작은 마을인 트로나 주민 2,000여명은 식수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역 컨카운티 178번 주(州)도로는 곳곳에 균열이 생겼으며 낙석으로 일부 구간이 폐쇄됐다. 통제가 이뤄지고 있는 구간은 약 30마일(48㎞)에 이른다.

진앙에 인접해 있는 차이나 레이크 미 해군 항공기지에도 비상이 걸렸다. 미 해군 임차 기지 가운데 최대 규모로 모하비 사막에 위치한 이 기지 요원들은 현재 대피한 상태이며, 예정됐던 작전도 중단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의 한 상점 물건들이 5일 발생한 규모 7.1의 강진으로 쏟아져 내렸다. 로스앤젤레스=EPA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의 한 상점 물건들이 5일 발생한 규모 7.1의 강진으로 쏟아져 내렸다. 로스앤젤레스=EPA 연합뉴스

진앙에서 약 202km 떨어진 캘리포니아주 최대 도시 로스앤젤레스(LA)의 하루도 긴박했다. LA 애너하임의 테마파크 디즈니랜드는 지진이 감지되자 모든 놀이기구 운행을 중단하고 관광객들을 긴급 대피시켰다.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간 경기가 진행 중이던 다저스 스타디움은 폴대 기둥과 관중석이 좌우로 세차게 흔들리며 관중 일부가 황급히 경기장을 뛰쳐나가는 상황이 벌어졌다. LA주변은 미국 내 한인 밀집 지역인만큼 이날 한인타운 거주 재미동포들에게는 한국의 친지로부터 안부를 묻는 전화가 쇄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최고 수준의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연방정부 차원의 비상사태를 요청했다. 뉴섬 주지사는 “이틀에 걸친 지진으로 발생한 피해가 심각성과 그 규모를 고려했을 때 주정부가 해결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환태평양 조산대에 속해 있는 캘리포니아주에선 과거에도 크고 작은 지진이 자주 발생했다. 그러나 규모 7 이상의 강진이 발생한 것은 1999년 10월 모하비 사막 인근에서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한 뒤 20년 만이다.

‘빅원(Big one)’이라 불리는 대지진으로 이어지리란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실제 발생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미 언론들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통상 강진 뒤에 찾아오는 더 큰 강진은 수시간 또는 수일 내 발생한다. 따라서 시간이 지날수록 빅원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아진다. 다만 미 지질조사국은 향후 수일 내에 규모 6.0 이상의 지진이 뒤따를 가능성을 27% 내외로 추산했다.

미 캘리포니아주 강진. 그래픽=송정근 기자
미 캘리포니아주 강진. 그래픽=송정근 기자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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