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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등록금 끝나니 손주 유치원비…허리 휘는 5060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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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등록금 끝나니 손주 유치원비…허리 휘는 5060세대

입력
2019.07.07 17:44
수정
2019.07.07 22:2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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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박구원 기자
삽화=박구원 기자

은퇴 시기를 전후한 50, 60대는 주로 ‘가족’을 걱정하며 본인 걱정이 우선인 20, 30대 자녀 세대와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5060세대는 본인 노후뿐 아니라 자녀와 손주에 대한 경제적 부담도 크게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생명이 7일 주요 인터넷 카페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게시물 약 20만건(2017년 8월∼2018년 11월)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50, 60대 게시물 중 가족을 주제로 한 비중은 18.6%로 20∼30대(3.2%)보다 6배가량 많았다.

5060세대가 올린 ‘걱정’과 관련된 글의 주요 키워드를 보면 간병(18.4%), 용돈(14.2%), 희생(13.8%), 자녀 결혼(13.1%), 금전적 요인(12.4%), 요양원(11.2%), 자녀 학비(4.6%), 상속(4.5%), 계속되는 지원(4.2%), 손자녀 육아(3.6%) 등의 순으로 노후나 자녀ㆍ손주에 관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이들의 자녀 뻘인 20, 30대의 걱정거리가 ‘직장’ ‘사랑’ ‘친구’ ‘야근’ 등 주로 자신과 관련된 사항인 점과 대조적이다.

50, 60대의 가족 걱정은 지출 행태에도 나타났다. 한화생명이 1,650만명의 고객을 보유한 대형 카드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50대의 가족 관련 카드지출은 등록금(23.7%) 학원(23.1%) 유치원(21.7%) 순이었고, 60대는 유치원(25.7%) 학원(18.9%) 등록금(17.0%) 순이었다. 공소민 한화생명 빅데이터팀장은 “50대에 자녀 졸업 등으로 등록금과 학원 비용이 감소하는가 싶더니 60대 들어 손주의 유치원비를 감당해야 하는 현실을 보여준다”며 “이는 인형, 완구, 아동 자전거 등 어린이용품 카드 지출액이 40대(월 7만3,000원)나 50대(7만5,000원)보다 60대(8만2,000원)가 더 많다는 통계청 사회조사에서도 확인된다”고 말했다.

50, 60대의 가족 걱정이 깊은 이유는 손주 양육을 떠맡고 있는 현실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통계청 조사에서 이들 세대가 자녀와 동거하는 이유로 ‘손주 양육 때문’이라고 답변한 비율은 2007년 13%에서 2017년 35%로 10년 새 3배 가까이 늘었다. 일-가정 양립을 가능하게 하는 보육 제도가 아직 미진하다보니 50, 60대가 자녀의 양육 부담을 ‘자의 반 타의 반’ 떠안게 되고 이런 현실이 가족에 대한 심리적ㆍ경제적 부담 증가로 이어지는 셈이다.

5060세대는 노후 준비 부담도 컸다. 한화생명이 자사 고객 500만명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저축보험 평균 월납 보험료는 50, 60대가 49만4,000원으로 30, 40대(35만4,000원)보다 40%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대비 납입 비율도 50, 60대(6.7%)가 30, 40대(5.4%)보다 높았다.

공 팀장은 “자녀에게 짐이 되지 않으려는 50, 60대가 많아지면서 은퇴 이후의 삶을 스스로 준비하려는 경향을 보인다”며 “그에 따른 경제적 부담도 함께 증가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통계청 사회조사 자료에서도 ‘노후준비를 하고 있다’고 답변한 50대는 2007년 73%에서 2017년 80%로 증가했고 60대도 53%에서 66%로 늘었다. 노후를 준비하지 않는 이유로 ‘자녀에게 의탁하려고’라고 답변한 비율은 같은 기간 절반 이하로 감소(19%→9%)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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