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새벽 서울 시내 모텔에서 불이나 투숙객 100여명이 급히 대피했다. 중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일요일 새벽이라 투숙객이 많았던 데다 숙박시설이 밀집한 지역에서 발생한 불이라 자칫하면 큰 화재 사건으로 번질 뻔 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모텔에 불이 났다”는 화재 신고가 접수된 것은 이날 오전 4시 33분쯤이다. 1층 주차장에서 시작된 불은 주차장과 차량 4대, 건물 뒤쪽 외벽을 태운 후 약 30분만에 꺼졌다. 불이 난 영등포구 소재 10층 규모 모텔에는 53개 객실에 101명이 투숙하고 있었고, 양측 건물 역시 비슷한 규모의 숙박업소였다. 다행히 불은 옆 건물로 옮겨 붙지 않았다.
1층에 기둥을 세우고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필로티 구조 건물의 1층에서 불이 나는 바람에 투숙객들은 불길이 꺼질 때까지 옥상으로 대피해 구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2층에 묵었다가 대피한 허모(36)씨는 “새벽에 ‘불이야’라고 외치는 소리를 듣고 보니 객실 화장실 배수구를 통해서 연기가 올라오고 있었다”며 “1층에 불이 붙어 옥상으로 대피할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말했다. 한 시간 가량을 옥상에서 대피하다 계속 올라오는 연기에 불안감을 느낀 허씨는 옆 건물 옥상으로 건너 뛰어 구조를 기다렸다. 투숙객 중 32명이 연기를 마시거나 발목을 다치는 등 경상을 입었고, 중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소방 인력 165명과 차량 48대가 진화에 투입됐으며, 오전 7시 10분쯤 잔불 정리와 현장 수색 등이 종료됐다. 소방당국은 불이 모텔 1층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경찰 등과 함께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 중이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i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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