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법 “제자에 혐오ㆍ굴욕감 느끼게 해”
노래방에서 제자의 볼을 쓰다듬고 손등에 뽀뽀를 하는 등 신체접촉을 한 국립대 교수의 해임은 마땅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춘천지법 행정1부는 국립대 교수 A씨가 소속 대학 총장을 상대로 낸 해임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7년 3월 제자들과 함께 간 노래방에서 여제자의 귀에 매우 가까이 귓속말을 하고 볼을 쓰다듬었다. 또 손등에 뽀뽀를 하고 또 다른 제자 허리에 손을 두르고 어깨동무를 하기도 했다. 당시 이런 광경을 본 제자들은 충격과 불쾌감을 느껴 학교 측에 문제를 제기했다.
학생들은 또 A교수가 2017년 3월과 11월 학생들에게 20만원이 넘는 노래방비를 내도록 하고, 밤 늦게까지 술을 마시게 했다는 것도 학교 측에 알렸다.
이에 학교 측은 징계위원회를 열고 지난해 8월 A씨를 해임처분 했다.
A씨는 소청심사를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행정소송을 냈다. 그는 “학생들과 신체접촉을 한 사실이 기억나지 않는다면서도, 설령 신체접촉이 있었다고 해도 피해 학생들과 친밀한 관계였고, 함께 노래를 부르거나 얘기 중에 생길 수 있는 정도의 신체접촉인 만큼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변론 전체 취지를 종합해 볼 때 A씨가 학생들에게 신체접촉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원고의 지위 등으로 볼 때 신체접촉은 학생들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한 행위로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반대 의사를 표현하기 어려운 학생들에게 노래방 비용을 부담하도록 한 행위에 대한 해임 처분도 마땅하다”고 밝혔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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