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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자신문 사설 읽기] 아베의 무역 전쟁(Abe’s trade war)

입력
2019.07.08 04:4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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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 수출규제에 대한 강제동원 피해자, 시민사회단체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아베 정권을 규탄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 수출규제에 대한 강제동원 피해자, 시민사회단체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아베 정권을 규탄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7월 6일자 코리아타임스 사설>

Japan and Korea should find diplomatic solution

일본과 한국은 외교적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Japanese Prime Minister Shinzo Abe has pulled the trigger on a trade war against South Korea in an apparent retaliation over a diplomatic dispute related to wartime forced labor. On Thursday, Tokyo took its first step: tightening regulations on exports of three key materials Korean firms need to manufacture memory chips and display panels.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전시 강제 징용 판결로 인한 외교 마찰과 관련해 분명한 보복으로 한국에 무역 전쟁의 방아쇠를 당겼다. 목요일, 일본 정부는 메모리칩과 디스플레이 패널을 생산하는 데 한국 기업이 필요로 하는 3개 주요 소재의 수출에 관한 규정을 강화함으로써 첫 조치를 취했다.

We have no choice but to express grave concern about Japan’s move aimed at restricting such exports to Korea. The measure is expected to deal a severe setback to the local semiconductor industry whose exports account for 20 percent of Korea’s total exports. This could hit the slumping economy harder.

우리는 한국으로의 수출을 제한하는 일본의 조치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조치는 한국 전체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국내 반도체 산업에 중대한 차질을 입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침체되고 있는 경제에 더 큰 타격을 가할 수 있다.

Worse, Seoul and Tokyo might plunge into an all-out trade war as the Moon Jae-in administration is threatening to take “corresponding measures” against Japan. The government plans to file a complaint with the World Trade Organization (WTO) against Japan. Although it is the right step for Korea, bringing the case to the WTO could lead to more Japanese retaliatory steps.

더 심각한 것은, 문재인 정부가 일본에 대해 “상응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위협하면서 한국과 일본은 전면적 무역 전쟁에 빠져들 수도 있다. 한국 정부는 일본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계획이다. 한국에는 정당한 조치라고 할지라도, WTO 제소는 더 많은 일본의 보복 조치를 불러올 수도 있다.

The Moon government has come to take a more hardline stance against the issue amid rising criticism for doing little to cope with Japan’s retaliation. Nevertheless, Seoul now has very limited options such as finding alternative suppliers and pushing for local production of the affected materials. But no one can rule out the possibility of retaliating against Japan in kind.

일본의 보복에 대응을 잘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고조되는 가운데 문재인 정부는 이 문제에 관하여 더 강경한 자세를 취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대체 공급자를 찾거나 제한 조치를 받는 소재의 국산화를 추진하는 것과 같이 아주 제한적인 대응책 밖에 없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일본을 동일한 방법으로 보복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In that case, the two countries are likely to sustain irrevocable damage from a tit-for-tat confrontation just as seen in the U.S.-China tariff war. That’s why they should refrain from aggravating the situation and try to resolve the problem diplomatically.

이렇게 될 경우 한일 양국은 미-중 관세 부과 전쟁에서 본 바와 같이 서로 보복적인 대치로부터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일 양국이 상황 악화를 자제하고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도록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We call on Abe to retract the export restriction immediately. He should not justify the measure under the name of national security interest just as Trump did to impose punitive tariffs on steel imports from Japan and other countries. It is wrong for him to weaponize trade for political reasons. He must realize that Japan’s move is not in line with free trade principles. It is a sheer violation of WTO rules.

우리는 아베 총리가 수출 제한 조치를 당장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과 다른 국가들로부터 수입된 철강에 보복 관세를 부과한 것과 같이 국가 안보 이익이라는 미명 하에 보복 조치를 정당화하지 말아야 한다. 아베 총리가 정치적 이유로 무역을 무기화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그는 일본의 조치가 자유무역주의 원칙에 부합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이 조치는 명백한 WTO 규정 위반이다.

The nationalist Japanese leader has come under fire for trying to stoke anti-Korea sentiment to rally right-wing supporters behind him and his party ahead of the upper house election set for late this month. He appears to think he could win the poll by taking a hardline position on Korea. Further he might seek to revise the postwar peace constitution to make Japan a normal country that can wage war against other countries.

일본의 국수주의 지도자인 아베는 이달 하순 예정된 참의원 선거 전에 그와 그의 정당에 우익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려고 반한 감정을 자극하려 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그는 한국에 강경 입장을 취함으로써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인다. 게다가 그는 일본이 다른 국가를 상대로 전쟁을 할 수 있는 정상 국가가 되도록 전후 평화헌법을 개정하려고 할 수도 있다.

In many respects, Abe’s trade war against Korea is self-destructive. It will no doubt boomerang against Japan as the two economies are heavily interdependent on each other. It is also feared to destroy the global supply chain of memory chips, possibly hurting not only Japanese importers, but also global IT giants such as Apple, Qualcomm and Intel.

여러모로 볼 때, 아베 총리의 한국에 대한 무역 전쟁은 자멸적인 것이다. 양국 경제는 과도하게 상호의존적이어서 이 무역 전쟁은 의심할 여지없이 일본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다. 무역 전쟁은 또한 메모리칩의 전세계 공급망을 파괴할 것으로 우려되는데, 이는 아마도 일본의 수입업체들은 물론 애플, 퀄컴, 그리고 인텔과 같은 세계 IT 거대기업에 손해를 끼치게 될 것이다.

This explains why Abe should end his economic retaliation before it is too late. He and President Moon need to work together to find a diplomatic solution to a ruling by South Korea’s top court last October that a Japanese steel firm should pay compensation for Koreans forced into labor during Japan’s colonial rule. No one can win a trade war whatsoever.

이는 아베 총리가 늦기 전에 경제 보복 조치를 끝내야 하는 이유다. 한국 대법원이 작년 10월 일본 제철 기업에 일본 식민 통치 기간 중 동원된 한국인 징용 피해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한 데 대한 외교적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아베 총리와 문 대통령은 함께 협력할 필요가 있다. 어느 누구든 무역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

안성진, 코리아타임스 어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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