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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적인 대일 무역적자… 54년간 누적 적자만 700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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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적인 대일 무역적자… 54년간 누적 적자만 700조

입력
2019.07.07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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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 부품ㆍ소재 기술에 의존한 산업구조 탓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을 발표한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딜라이트 홍보관에서 한 관람객이 반도체 관련 전시물들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을 발표한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딜라이트 홍보관에서 한 관람객이 반도체 관련 전시물들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ㆍ일 국교 정상화가 이뤄진 지 50년이 넘도록 우리나라는 단 한 차례도 대(對)일본 무역수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누적 적자액은 700조원을 넘어섰다. 그 동안 일본의 부품ㆍ소재 기술력에 기대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의 몸집을 키워온 결과라는 지적이다.

6일 한국무역협회와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1965~2018년 54년간 한국의 대일 무역적자 누적액은 총 6,046억 달러(약 708조원)로 집계됐다.

한일 양국이 처음 교역을 시작한 시점은 1965년 청구권 협정을 체결하고 국교를 정상화 하면서다. 당시 대일 무역적자액은 1억3,000만 달러였다. 이후 한국의 고속 경제성장과 함께 적자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74년(12억4,000만 달러) 처음 10억 달러를 돌파했고, 94년(118억7,000만 달러)엔 100억 달러대로 치솟았다. 이후 98~99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주춤하던 적자액은 2000년대 들어 100억 달러를 회복했고, 2010년엔 361억2,000만 달러까지 치솟았다. 2011년 이후엔 200억 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대일 적자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국가별 무역수지 적자를 살펴보면, 일본이 240억8,000만 달러로 가장 높고 사우디아라비아(223억8,000만 달러) 카타르(157억7,000만 달러) 쿠웨이트(115억4,000만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사우디ㆍ카타르ㆍ쿠웨이트 모두 원유 수출국인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대일 적자가 압도적 수준으로 높은 셈이다.

이처럼 일본과의 교역에서 유독 적자가 발생하는 것은 기술력 격차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는 그 동안 일본의 소재ㆍ부품 기술력에 의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의 몸집을 키워왔다. 지난해 대일 품목별 무역수지(HSKㆍ6단위 기준)에 따르면, 반도체 디바이스ㆍ전자집적회로제조용 기계 분야에서 37억6,000만 달러 적자가 발생했고 프로세서ㆍ컨트롤러(16억5,000만 달러)가 뒤따랐다. 대부분 장시간 축적한 기술력이 필요한 부품ㆍ소재 제품으로 추정된다. 실제 일본이 이번에 수출규제 품목으로 선정한, 반도체 제조 핵심 원재료인 에칭가스와 포토 레지스트는 일본이 이미 세계 시장의 70~90%를 점유하고 있다.

결국 한국이 만성적인 대일 적자에서 벗어날 방안은 기술력 강화를 통한 부품ㆍ소재 국산화와 수입선 다각화로 귀결된다. 이미 당ㆍ정ㆍ청은 반도체 소재부품 산업에 매년 1조원씩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일본의 수출규제 품목 3가지(에칭가스+포토 레지스트+플루오린 폴리이미드)를 비롯해 해외 의존도가 높은 핵심 부품ㆍ소재ㆍ장비를 국산화하기 위한 방안을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인력, 기술축적 등의 문제로 일본을 대체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기까진 상당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공통적인 관측을 내놓고 있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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