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 상대 출루·장타·타율 최하위… 양현종·이우찬 등에 연일 당해
지난해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한 두산은 상대 투수를 가리지 않는 팀이었다. 좌완 상대 타율은 0.313에 달했고 우완과 사이드암 타율 역시 각각 0.310, 0.296으로 강했다. 편식 없는 타선은 두산이 14.5경기 차로 2위 SK를 제치고 압도적인 1위에 오른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올해 두산은 터지지 않는 타선 때문에 고민이다. 특히 왼손 투수만 만나면 유독 힘을 못 쓴다. 6일 현재 두산의 팀 타율은 0.271(4위)다. 우완 상대 타율은 0.286(1위), 사이드암 상대 타율은 0.273(6위)로 팀 타율보다 높았으나 좌완 상대 타율은 0.239로 10개 팀 중 최하위다.
타율뿐 아니라 출루율(0.331), 장타율(0.308)도 꼴찌다. 삼진은 194개, 병살타는 32개로 가장 많다. 주축 타자 가운데 호세 페르난데스(0.324)와 허경민(0.312)이 그나마 왼손을 잘 공략했지만 김재환(0.235)과 박건우(0.236)는 열세를 보였다. ‘좌타자 라인’ 정수빈(0.180)-오재일(0.218)-오재원(0.079)-박세혁(0.197) 또한 주춤했다.
두산 타선이 좌완에 약한 모습을 보이면서 상대 팀은 왼손 투수를 표적으로 내보내기도 한다. 지난달 양현종(KIA), 에릭 요키시(키움), 이우찬(LG), 백정현(삼성), 브룩스 레일리(롯데) 등 좌완 선발에게 당했고, 이번 달 역시 이승호(키움)와 김광현(SK)한테 승리를 뺏겼다. 약점이 두드러진 탓에 두산은 한 때 2강 체제를 형성했던 SK와 1위 경쟁에서 멀어졌고, 이제 아래를 쳐다보기 바쁘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우리가 좌투수 상대로 타율이 떨어지는 점은 알고 있다”며 “지난해까지 좌투수한테 부담을 느끼지 않았는데, 올해 자꾸 당하다 보니까 신경이 쓰인다”고 답답해했다. 김 감독은 “떨어진 타격 흐름을 되살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서도 “결국 이를 극복해내야 하는 것은 선수들의 몫”이라며 고비를 스스로 잘 헤쳐나가기를 원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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