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경남도지사 인터뷰]
행정체계, 공무원 중심→수요자 도민 맞춤형으로
민ㆍ관 협력 통해 도민이 체감하는 변화 이끌 것
‘드루킹’ 재판, 도민들 안심할 수 있는 결과 나오게
김경수 경남지사는 지난 1년간 혁신과 소통, 협력의 도정을 기치로 새로운 경남의 기틀을 다지면서 침체된 지역경제 재도약을 위한 준비에 역량을 집중했다. 성과는 놀라웠다. 서부경남의 숙원인 남부내륙고속철도의 정부 재정사업 확정, 부산항 제2신항 유치 등 62건의 굵직한 국책사업(총 사업비 20조6,489억원)을 유치하고, 도정 최초로 국비 5조원 시대를 열며 문재인 정부의 실세임을 입증했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1심에서 법정 구속돼 77일간 구금됐다 도정에 복귀한 김 지사를 만나 지난 1년간 소회와 민선 7기 2년차 도정운영 방향 등을 들어봤다.
-민선 7기 1년을 보낸 소회는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던 1년이었다. 몇 년은 된 것 같다. 뜻하지 않은 도정공백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도민들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지난 1년은 도민들께 약속 드렸던 굵직한 국책사업과 숙원과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하는데 매진했다. 이제는 도민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하는 변화를 만들어내는 게 핵심과제다. 특히 도민의 힘을 바탕으로, 민관협력과 수요자 중심 행정을 통해 경남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겠다.”
-가장 큰 성과를 꼽는다면
”여러 성과 중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 번째는 제1호 공약이자 50년 숙원사업인 서부경남KTX(남부내륙고속철도)가 정부 재정사업으로 확정된 것이다. 임기 내 착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서부경남KTX를 경남 전체 발전의 동력으로 만드는 과제가 남아 있다. 두 번째는 제조업 혁신을 위한 스마트공장, 스마트산단 추진이다. 경남의 경제와 민생이 어려워진 근본 원인이 제조업 침체다. 제조업을 살리는데 경남도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제조업 르네상스, 스마트산단을 정부 정책사업으로 추진했고 확정됐다.”
-도민들이 성과를 체감하기는 힘들었는데
”주요 현안인 서부경남KTX, 제조업 혁신, 대형항만(제2신항) 유치 등 굵직한 국책사업 등 핵심 현안들은 가닥을 잡았다. 지금부터는 이런 성과를 도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 만들어 가는데 집중해야 한다. 하지만 행정과 예산만으로 경남을 바꾸는 데는 한계가 있다. 변화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민관이 함께, 특히 기업이 적극 참여할 수 있는 민관 융합 프로젝트를 다양하게 추진해야 한다. 행정체계도 공급자인 공무원 중심에서 수요자인 도민 맞춤형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 도민들이 필요한 서비스를 일일이 찾아 다니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공공기관 어디를 찾아가더라도 필요한 서비스를 쉽게 한 번에 제공받을 수 있는 체계를 만들겠다. 도민들이 체감할 수 있게 변화의 속도를 높이겠다.”
-동남권신공항과 관련, 김해신공항 확장에 대한 재검토를 주도한 이유는
”지금의 김해공항 확장 계획은 무려 7조원을 들여 반 쪽짜리 공항을, 그것도 안전하지 않은 공항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2002년부터 여섯 번에 걸쳐 김해공항 확장 방안에 대해 국토부와 지방정부가 연구용역을 했으나 모두 부적합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러나 지난 정부에서 여섯 번의 결론을 뒤집고 김해공항 확장으로 지역 간 갈등을 정치적으로 봉합했다는 의혹이 있다. 부울경과 국토부의 입장이 좁혀지지 않는 상황에서 김해공항 확장이 동남권 관문공항으로서 적합한지 여부는 총리실에서 결론 내리는 것이 합리적이라 본다.”
-신공항 문제로 ‘TK 대 PK’의 대결 구도로 흐르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지난 정부의 김해신공항 결정 당시 대구 군 공항 이전 및 통합신공항 건설 사업이 함께 결정됐다. 지금 논의는 김해공항 확장의 적정성 여부에 대한 것이다. TK 지역의 반대 목소리는 이번 논란이 대구ㆍ경북 통합신공항 사업에 영향이 있을까 하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 같다. 김해공항 확장의 적정성 검토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추진, 두 가지가 모두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서로 지원하고 협력할 필요가 있다. 2016년 김해신공항 결정 이후 대구경북연구원이 김해공항 확장에 대한 타당성 검토 연구용역을 한 적이 있다. 이 역시 부적합으로 결론 났다. 이런 문제에 대해 정치적 의도를 운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신공항 문제로 TK의 반발이 거세다. 설득 방안은
”지금 PK와 TK가 신공항을 놓고 갈등, 대립할 상황이 아니다. 수도권 집중 블랙홀 현상으로 모든 지역이 쇠락해가고 있다. 수도권 블랙홀 현상으로 인한 폐해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부ㆍ울ㆍ경과 대구ㆍ경북을 포함한 동남권이다. 인구 1,000만명, 제조업의 산실인 동남권이 어떻게 함께 발전하느냐를 고민하고, 대한민국 발전의 양대 축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할 때다. 동남권 신공항 문제는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해법이 찾아질 것이다.”
-‘드루킹 재판‘ 2심이 진행 중인데 일정과 준비는
”1심 결과, 뜻하지 않게 도민들께 심려를 끼치게 됐다. 다시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변호인단과 함께 최선을 다해 재판에 임하고 있다. 현재 9월까지는 공판 일정이 확정돼 있고 이후는 진행상황에 따라 재판부에서 정해 나갈 것으로 본다. 늦어도 올해 안에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예상한다. 도민들께서 안심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도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주민참여 예산과 도민참여센터, 청년센터와 사회혁신 플랫폼 등 도민들께서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다. 세상의 변화는 모두가 함께 할 때 이뤄진다. 참여하는 도민이 경남을 바꾼다. 민ㆍ관ㆍ산ㆍ학 모두가 힘을 모아 우리 경남도민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도정을 만들 것을 약속 드린다.”
이동렬 기자 d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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