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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말 서툴러”…베트남 이주여성 폭행 남편 구속영장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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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말 서툴러”…베트남 이주여성 폭행 남편 구속영장 신청

입력
2019.07.07 11:00
수정
2019.07.07 21:3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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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페이스북에서 수 천회 이상 공유된 영상 속 한 장면. 한국인 남편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베트남 출신 이주 여성을 무차별 폭행하고 있다. 페이스북 영상 캡처
6일 오전 페이스북에서 수 천회 이상 공유된 영상 속 한 장면. 한국인 남편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베트남 출신 이주 여성을 무차별 폭행하고 있다. 페이스북 영상 캡처

경찰이 베트남 이주 여성인 아내를 무차별 폭행한 남편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전남 영암경찰서는 남편 A(36)씨를 특수상해 및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의하면 A씨는 이달 4일 오후 9시부터 3시간 동안 전남 영암군내 자신의 다세대주택에서 베트남 출신 부인 B(30)씨를 주먹과 발, 소주병 등으로 수 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갈비뼈 등이 골절돼 전치 4주이상의 진단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두 살 배기 아들은 아동기관에서 보호조치를 받고 있다.

경찰은 B씨 조사에서 A씨의 폭행 사실을 확보했다. B씨는 경찰에 “3년 전 남편 A씨를 만났으며 임신한 상태에서 베트남으로 돌아가 아이를 출산한 뒤 지난 6월 초 한국으로 돌아와 남편의 집에서 생활했다”며 “한 달 남짓 생활 하는 동안 남편은 ‘한국말이 서투르다’는 등의 이유로 술을 마신 상태에서 자주 폭언을 했고 때리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남편의 폭언이 있으면 B씨는 서툰 한국말로 ‘잘못했습니다. 때리지 마세요’라고 용서를 구했으며 이 말을 자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아이에 대한 폭행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아이에 대한 신체적 학대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정서적 학대는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남편은 평소 아이가 울면 짜증을 많이 냈고 부인에게 ‘아이 울음 멈추게 하라’고 화를 냈던 것으로 조사됐다”며 “최근 공개된 영상에는 아이가 보는 앞에서 B씨를 주먹과 발로 때리고 울음을 터뜨린 아이가 엄마 곁에 있다가 폭행 장면에 놀라 도망치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달 5일 SNS엔 두 살 배기 아들 앞에서 A씨가 B씨를 폭행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2분33초 분량의 이 영상에선 A씨가 B씨의 뺨을 때리고 발로 걷어차는 폭행 장면이 담겼다. A씨는 뺨을 맞아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있던 B씨의 머리와 옆구리를 주먹으로 때리기도 했다. 당시 아이는 “엄마, 엄마”를 외치며 울음을 터뜨리다가 폭행 장면에 놀라 도망치는 모습도 포착됐다. 영상은 폭력성이 심해 SNS 운영진에 의해 현재는 노출이 차단됐다. B씨의 지인은 5일 오전 8시7분쯤 B씨가 남편에게 심하게 폭행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A씨에게 출석을 요구한 뒤 사안이 중대하고 보복범죄가 우려된다고 판단, 긴급 체포했다. A씨는 6일 경찰의 출석 요구를 받고 이날 오후 8시쯤 인근 지구대에서 관련 혐의에 대해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보강조사를 벌인 뒤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의 안전을 보호할 수 있는 지원책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쉼터에서 보호 중인 B씨의 지원 대책을 관련 기관과 협의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영암=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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