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수 차례 만나자는 제안을 건넸으나 거절당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대비시켜 자신은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만나고 싶어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노(No)’라고 했다. 여러 번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는 아주 좋은 관계다. 우리는 많은 것을 해냈다”며 “무슨 일이 있을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과는 달리, 자신은 김 위원장과 매우 좋은 관계라고 주장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억류자 귀환과 6ㆍ25 전쟁 미군 유해 송환, 핵실험 중단 등을 언급하면서 “많은 좋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자신이 아니었다는 북한과 전쟁을 할 뻔했다는 주장도 또 다시 펼쳤다.
그러나 오바마 행정부 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발했다. CNN은 이날 ‘팩트 체크’ 기사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 측근 등을 통해 이번 주 광범위하게 사실관계를 확인해 보니, 오바마 전 대통령이 북한에 ‘수많은 요청을 했다’는 점을 증명할 근거가 없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행정부 때 국방부 관리를 지낸 벤 잭슨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은 상황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결코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벤 로즈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도 “트럼프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오바마는 결코 김정은과의 만남을 추진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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