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토종기업들이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에 따른 반사이익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일본의 보복성 수출규제 조치로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반일감정이 고조될수록 국내 토종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선호도가 높았던 일본산 문구류나 의류, 맥주 대신 국산품을 구매하자는 움직임에 관련 업체 주가가 급등하는 등 ‘애국브랜드’로 주목 받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문구업체 '모나미'는 전일 대비 6%가 오른 3,525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 때 3,990원(20%)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도 갈아치웠다. 모나미는 전날에도 전 거래일(3일)보다 가격제한폭(29.88%)까지 올라 상한가(3,325원)로 장을 마감하면서 이틀 연속 주가가 급등했다.
59년의 역사를 지닌 토종기업 모나미의 주가 상승은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미쓰비시의 '제트스트림', 파이롯트의 '하이테크' 등 일본 제품들이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인데, 최근 일본제품 불매운동과 더불어 대체재로 모나미의 'FX 제타' 등이 떠오른 것이다.
모나미의 공식 온라인몰 매출과 방문자 수도 급격하게 증가했다. 모나미에 따르면 4일 공식 온라인몰 사용자는 전주 같은 날 대비 220%나 급등했다. 심지어 4일 온라인몰 문구류 매출은 전날보다 80%나 뛰어올랐고, 회원가입수도 39%나 증가해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일본 제조ㆍ유통 일괄형(SPA)브랜드 '유니클로'의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그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도 있다. 1968년 설립돼 현재 SPA브랜드 '탑텐'을 운영하고 있는 신성통상이다. 국내에서 무려 50년 동안 입지를 다진 신성통상도 이날 장중 한때 26.56%가 오른 1,525원까지 상승해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신성통상은 '지오지아' '유니온베이' '올젠' 등 장수 브랜드를 보유한 의류업체다.
탑텐은 이날 광복절(8월15일)을 기념하는 티셔츠까지 선보여 국내 시장 공략의 고삐를 조이고 나섰다. 업계에서는 이번 주말 탑텐의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광복절 티셔츠가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킬 거라고 보고 있다.
‘4캔=1만원’ 전략으로 국내 맥주시장을 뒤흔들었던 일본 맥주도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불매운동의 표적이 되면서 국산맥주가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이날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한국마트협회, 전국중소유통상인협회 등 27개 단체가 소속된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가 "일본산 제품을 판매중지 한다"고 선언했다. 특히 이들은 일본맥주 '아사히'와 '기린' 등을 전량 반품하고 판매중지에 나섰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여파로 하이트진로홀딩스 주가는 전날보다 6.51% 오른 9,82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한때는 1만1,300원(22.56%)까지 올라 역시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맥주 시장에서 일본맥주의 시장 점유율이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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