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분기 잠정실적이 우려보다는 나쁘지 않게 나왔다. 5일 발표에 따르면 연결기준 매출 56조원, 영업이익 6조5,000억원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 분기(52조3,900억원, 6조2,300억원) 대비 각각 6.89%, 4.33% 증가했다. 그럼에도 시장 반응은 불안하다. 주가는 장중 내내 하락세였다. 시장 기대치를 웃돈 실적이지만, 추세적 반전이라기보다 일시적 수익의 영향이 컸고, 가장 중요한 반도체에서는 일본의 소재 수출 규제에 대한 불안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11조6,000억원)보다 70% 이상 감소했고, 전 분기(4조1,200억원)보다도 악화한 것으로 분석한다. 반면 1분기 5,6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디스플레이는 2분기 5,000억원 이상의 깜짝 흑자를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스마트폰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채택률 등이 일시적으로 대거 증가한 데 따른 단발성 수익 증가라는 평가다. 그럼에도 정상적이라면 지금쯤 3분기 업황 호전에 대한 기대감이 나타날 수도 있었다.
삼성전자 이익의 75%를 차지하는 반도체 업황은 3분기부터 호전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재고량이 소진되고, 그에 따라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D램 가격 하락세의 둔화 등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의 소재 수출 규제에 따른 불안감이 그런 조심스러운 기대를 희석하면서 반도체 업계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일단 일본의 첫 조치인 반도체 3개 소재 수출 규제가 삼성 SK 등 우리 업체 생산에 즉각적인 영향은 주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이번 규제에 포함된 레지스트만 해도 국내 업체의 D램, 3D 나노 공정에 거의 쓰이지 않는 소재에 한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출 규제가 확대되고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는 얘기가 달라진다. KB증권은 일본의 규제에 따른 생산 차질 등으로 반도체 수출이 10% 감소할 경우, 전체 경제성장률도 0.6%나 감소한다는 분석까지 내놨다. 정부 일각에서는 강력한 맞대응을 얘기하지만, 반도체 업황만 봐도 사태의 조기 수습을 위한 정치ㆍ외교적 노력이 우선돼야 할 이유는 분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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