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 5,900만원ㆍ증거인멸 유죄..직권남용은 무죄
직원들이 받아야 할 격려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는 신연희(71) 전 서울 강남구청장이 대법원에서 실형을 확정 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신 전 구청장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6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5일 밝혔다.
신 전 구청장은 2010년 7월부터 2015년 10월까지 강남구청 직원들에게 지급되어야 할 격려금 등 9,300만원을 빼돌려 지인 경조사, 정치인 후원, 화장품 구입 등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강남구청이 요양병원 운영을 위탁한 의료재단에 제부 박모씨를 취업시키라고 강요한 혐의, 경찰 수사를 앞두고 강남구청 전산서버 데이터를 삭제하도록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도 있다.
1심은 “구청장으로 재직하면서 업무추진비를 개인적인 비자금으로 조성했고, 부하 직원에게 증거인멸을 교사해 국가 사법체계를 중대하게 훼손했다”며 모든 혐의를 유죄로 보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업무상 횡령 5,900만원과 증거인멸 교사만 유죄로 인정하고, 지인 취업 청탁 등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채용 당시 입사 대상자가 신 전 구청장의 제부라는 사실을 병원에서 몰랐다는 진술이 있다”며 “구청장이 병원과의 계약을 마음대로 해지할 수도 없고 어떠한 불이익을 줬다는 내용도 없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2심) 판단에 논리와 경험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 심리를 다 안 한 위법이 없다"며 형을 확정했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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