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도를 넘나드는 ‘살인 폭염’이 인도 북부와 중부, 서부를 강타하면서 지난달에만 100명 이상이 숨졌다고 미국 CNN방송이 4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인도 델리의 낮 최고기온은 48도까지 올라 6월 기준 이 도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서부 라자스탄주(州) 추루 지역은 인도 역대 최고기온에 해당하는 50.6도를 기록했다. 마하라슈트라, 마디아프라데시, 펀자브 등 주요 도시도 45도를 넘나들었다. 특히 인도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에 속하는 비하르주에선 지난달 폭염으로 100명 이상이 열사병으로 숨졌다. 주당국은 인명피해가 잇따르자 총 5일 간 모든 학교와 사업장을 폐쇄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 같은 이상기온이 올해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CNN에 따르면 인도에선 최근 수년 사이 폭염 발생 횟수가 크게 증가했다. 인도 정부는 도시 별로 정상적인 평균기온보다 4.5도 이상 높은 상태가 이틀 이상 이어지면 폭염을 선포하는데, 지난해 전국에서 발생한 폭염은 484건에 달했다. 2010년엔 21건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8년 사이 24배 이상 급증한 셈이다. 이 기간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5,000명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는 기후변화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나라 중 하나다. 메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은 2100년까지 파리기후협약 목표대로 지구 기온 상승을 2도 이하로 유지하지 못할 경우, 인도 북동부 초타 나그푸르 고원과 방글라데시 일부 지역은 사람이 살 수 없는 지역으로 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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