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지난해 11월 이후 34주 만에 상승 전환했다. 전세가격도 회복세를 보이면서 매매가와 전세가가 8개월 만에 동반 상승하는 등 서울 주택시장이 전반적으로 회복세에 접어드는 분위기다.
한국감정원은 이달 첫째 주(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주 대비 0.02% 올랐다고 4일 밝혔다.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한 것은 지난해 11월 첫째 주 이후 처음이다. 서울 아파트값은 9ㆍ13 부동산 대책 효과가 본격화한 지난해 11월 둘째 주 보합 전환 이후 32주 연속 하락하다가 지난주 보합을 거쳐 상승으로 돌아섰다. 강남 재건축을 중심으로 급매물이 팔리는 등 강남권 거래가 살아나고 있는 것이 서울 집값 반등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강남권에서는 강남구(0.03→0.05%)와 송파구(0.02→0.04%) 아파트의 가격 상승폭이 전주보다 커졌고 서초구(0.03%)는 지난주 수준을 유지했다. 최근 입주 물량이 늘어난 강동구(-0.04%)는 하락세가 이어졌지만 지난주(-0.05%)보다 낙폭은 줄었다.
용산구(0.02→0.05%)와 서대문구(0.01→0.04%)는 정비사업과 인기 대단지 수요로 매매가가 전주보다 상승했고, 양천구(0.03→0.06%)와 영등포구(0.01→0.06%) 역시 재건축 기대감이 큰 단지 위주로 강세가 두드러졌다.
감정원 관계자는 “일부 인기 재건축 및 신축 단지로 매수세가 몰리면서 서울 집값이 상승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집값이 하락한 곳은 5곳(성동 중랑 강서 구로 강동)뿐이었고, 6곳(강북 관악 도봉 동대문 성북 종로)은 보합이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0.0→0.01%)도 지난해 10월 말 이후 36주 만에 상승 전환했다. 3~5월 봄 이사철 기간 동안 일부 지역에 누적됐던 전세 매물이 소화돼 반등에 성공했다는 게 감정원의 설명이다. 서울에서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모두 상승한 것은 34주 만이다.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등 추가 규제책을 검토하는 와중에도 서울 집값 상승세가 강남권을 넘어 다른 지역으로 확대되자 시장에서는 집값이 바닥을 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적지 않다. 다만 아직까지는 대출 규제와 세제 강화 등 정책 효과가 여전해 국지적 상승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하락세가 주춤하긴 해도 ‘상승장 도래’보다는 ‘회복 내지 낙폭 만회’ 정도로 봐야 한다”며 “작년 9월 고점 당시에 비하면 상승 동력이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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