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박상민과 조모 씨의 4억 원대 송사가 진실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일 조모 씨가 취재진의 메일을 통해 박상민의 채무에 대해 제보하면서 박상민의 이름은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조모 씨는 박상민의 도장이 찍힌 약정서와 각서를 근거로 박상민의 약속 불이행을 주장하고 있고, 반면 박상민 측은 대출 원리금 변제를 강조하면서 조모 씨가 위조된 인감도장을 사용했다는 의문을 제기한 상황이다.
이런 의문의 이유로 박상민의 법률대리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삼송의 유병옥 변호사는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상민이 조모 씨에게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각서와 약정서 여러 장을 취재진에게 공개했다. 그러면서 유 변호사는 "박상민은 갑제3호증(조모 씨가 다른 담보 제공자들을 대표한다는 위임장), 갑제5호증1(박상민이 대출을 연장하면서 쓴 각서)을 제외한 다른 각서나 위임장을 작성하지 않았다. 그런데 다른 각서 중 일부에 분실한 인감 도장이 찍혀 있다. 추후 감정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조모 씨는 지난 3일 몇몇 매체에 약정서와 각서 등을 공개하며 "박상민이 내 딸이 연예인으로 성장하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박상민 측이 이 약정서의 위조 논란을 제기함에 따라 양측은 진실 공방을 이어가게 됐다. 기자회견 이후 조모 씨 측에 이 의문에 관한 반박 입장을 요구했으나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
양측의 의견이 갈리는 또 하나의 부분은 박상민과 조모 씨의 태도에 있다. 조모 씨는 3일 매체 인터뷰에서 "박상민이 적반하장으로 굴어 소송을 진행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4일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상민의 측근은 "조모 씨가 박상민에게 '연예인을 못하게 하겠다. 경찰서에서 보자'는 취지의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며 다른 상황을 언급했다.
이렇듯 박상민과 조모 씨는 서로 다른 입장과 기억을 주장하고 있다. 한때 친했지만 재판장에서 만나게 된 두 사람의 사건에 어떤 결론이 나게 될지 이목이 집중된다.
한편 박상민 측 유 변호사는 기자회견을 통해 "조모 씨는 현재까지 박상민을 상대로 형사 고소를 한 사실이 없다. 박상민이 사기 혐의로 피소를 당했다는 표현은 명예훼손"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3일 열린 재판은 조모 씨가 박상민을 상대로 낸 화해금 청구 민사소송과 관련한 첫 공판이고, 오는 8월 21일 이에 대한 두 번째 공판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와 별개로 조모 씨는 몇몇 인터뷰에서 "박상민에 대한 형사처벌을 원한다"고 했고, 박상민 또한 조모 씨를 상대로 명예훼손, 계약금 반환 등의 소송을 검토 중이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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