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학교 시험 보며 대회 치르는 15세 소녀 가우프, 윔블던의 별이 되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학교 시험 보며 대회 치르는 15세 소녀 가우프, 윔블던의 별이 되다

입력
2019.07.04 16:02
26면
0 0
코리 가우프가 4일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대회 여자 단식 3회전에 진출한 뒤 관중들의 환호에 미소 짓고 있다. 런던=EPA 연합뉴스
코리 가우프가 4일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대회 여자 단식 3회전에 진출한 뒤 관중들의 환호에 미소 짓고 있다. 런던=EPA 연합뉴스

가장 완고한 전통을 가진 테니스 대회 윔블던이 10대들의 거침 없는 반란의 장이 되고 있다.

선두주자는 2004년생 코리 가우프(미국ㆍ313위)다. 올해 윔블던의 최고 스타로 떠오른 그는 이제 갓 15살이 된 소녀다. 프로 선수들의 그랜드슬램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 윔블던 예선을 최연소로 통과한 가우프는 1회전에서 자신의 우상이었던 비너스 윌리엄스(39ㆍ미국ㆍ44위)를 제압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여자단식 2회전에선 마그달레나 리바리코바(슬로바키아ㆍ139위)마저 2-0(6-3 6-3)으로 제압하고 32강에 안착하며 1991년 제니퍼 캐프리아티(미국) 이후 윔블던 여자단식 3회전에 오른 최연소 선수가 됐다. 그야말로 ‘10대 돌풍’이다.

나이에 걸맞지 않는 실력이지만 가우프는 여느 동년배들처럼 팝 가수 아리아나 그란데와 마블 영화를 좋아하는 평범한 고등학생이다. 투어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교사였던 어머니의 홈스쿨링과 가상 수업을 병행하고 있다. 윔블던 예선 최종전 전날에는 과학 시험을 치르기도 했다. 가우프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시험에선 결국 B학점 받았지만 밤 11시에 본 것 치고는 꽤 괜찮은 점수였다”며 “제가 테니스 선수인 걸 아는 학교 선생님은 단 한 명뿐인데 프로 선수라고 생각하셨던 분들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라며 기뻐했다.

펠릭스 오제 알리아심이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코랑탱 무테와의 3회전 경기를 펼치고 있다. 런던=EPA 연합뉴스 런던=AP 연합뉴스
펠릭스 오제 알리아심이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코랑탱 무테와의 3회전 경기를 펼치고 있다. 런던=EPA 연합뉴스 런던=AP 연합뉴스

여자테니스에 가우프가 있다면 남자테니스에는 19살 펠릭스 오제 알리아심(캐나다ㆍ21위)이 있다. 알리아심은 코랑탱 무테(20ㆍ프랑스ㆍ84위)를 3-1(6-3 4-6 6-4 6-2)로 제압하고 대회 남자단식 32강에 합류했다. 알리아심은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의 떠오르는 신예다. 지난 3월 BNP 파리바오픈에서 스테파노스 치치파스(21ㆍ그리스ㆍ6위)를 제압한 데 이어 마이애미 오픈에선 대회 최연소 4강에 오르는 등 ‘20대보다 강한 10대’의 하며 만만찮은 실력을 선보이고 있다.

피아노 연주가 취미인 알리아심은 지난 4월 몬테카를로 마스터스 대회 플레이어 파티에서 뛰어난 연주로 동료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는 등 의외의 섬세한 모습도 가지고 있다. 아직 투어 레벨 우승은 없지만 연말 열리는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 출전을 위한 포인트 순위에서 치치파스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두 선수에게 집중되는 스포트라이트는 새로운 스타에 목마른 프로테니스의 현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남자단식에서는 여전히 페더러(38ㆍ스위스ㆍ3위)와 라파엘 나달(33ㆍ스페인ㆍ2위), 노박 조코비치(32ㆍ세르비아ㆍ1위)의 ‘빅3’의 아성을 넘는 선수가 나오지 못하고 있다. 1990년대생인 도미니크 팀(26ㆍ오스트리아ㆍ4위)과 알렉산더 즈베레프(23ㆍ독일ㆍ5위), 치치파스가 치고 올라오고 있지만 아직 그랜드슬램 우승은 꿈도 못 꾸는 처지다. 윌리엄스 자매, 마리아 샤라포바(32ㆍ러시아ㆍ80위) 이후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한 여자단식도 스타에 목마르긴 마찬가지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