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유학 중 돌연 연락이 끊겼던 호주인 대학생 알렉 시글리(29)가 북한 당국에 억류됐다가 풀려나 무사히 중국에 도착한 것으로 4일(현지시간) 확인됐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의회에서 ”DPRK(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가 억류됐던 시글리를 석방했으며, 지금 그는 안전하게 빠져나와 중국에 있다“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도 중국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에 억류된 것으로 우려됐던 시글리가 현재 중국에 있다“면서 "그는 안전하고 건강한 상태로, 일본 도쿄(東京)로 이동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시글리의 아내 유카 모리나가가 현재 도쿄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3년부터 호주에서 소규모 북한 전문 여행업체 '통일 려행사'를 운영해 온 시글리는 지난해부터 평양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조선문학 석사과정을 밟아왔다. 그러다 지난달 25일 이후 시글리가 연락 두절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언론은 시글리가 북한 당국에 구금됐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호주 정부는 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관을 통해 시글리의 소재 파악에 애를 써왔다. 호주는 북한과 외교 관계를 맺고는 있으나, 평양에 대사관을 두지 않고 있어 시글리의 소재 파악과 송환 과정에서 스웨덴 당국의 도움이 컸다. 지난 1일에도 스웨덴 정부 특사단이 평양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돼, 이때 시글리의 석방을 요청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모리슨 총리는 이날 성명에서 "호주 정부를 대표해 시글리의 조속한 석방을 위해 노력한 스웨덴 당국에 깊은 감사의 뜻을 표한다"면서 "복잡하고 민감한 영사 사건 해결을 위해 다른 나라 정부들과 함께 신중하게 노력해준 결과"라고 사의를 밝혔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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